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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는 '유럽의 실리콘 밸리'…韓 AI 기업, EU진출 발판 될 것"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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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4.27 17:45:48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
최저 법인세·AI 기금 3100억
美 오픈AI도 엔스로픽도 둥지
EU규제 대응 거점 주목받기도
에너지 전환에도 적극적
한화와 재생에너지 협력 활발

올해 수교 43주년을 맞이한 한국과 아일랜드는 ‘AI분야 협력의 원년’으로 삼고 AI 글로벌 표준 마련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아일랜드 연구진과 함께 EU 최대의 연구 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공동 참여해 헬스케어와 복잡 질환 연구에 AI를 활용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전력, 냉각, 운영, 탄소 관리를 하나로 통합한 ‘K-데이터 센터 패키지’를 아일랜드에 구축하는 ‘친환경 AI 데이터 센터 실증 협력’도 첫 삽을 떴다. 이데일리는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로부터 한국과 아일랜드의 AI 파트너십 강화와 공동 협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면적은 한반도의 3분의 1 크기, 인구는 대한민국의 9분의 1. 과거 아일랜드는 평화로운 낙농업 국가의 이미지였지만 각종 혁신 기술 기업이 몰려들면서 유럽의 AI 허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일랜드는 현재 구글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럽 본부를 둔 유럽의 인공지능(AI) 허브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 아일랜드 대사관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 배경으로 국가 정책의 일관성과 구체성, 긴밀한 산학 협력을 통한 인재 관리 등을 꼽았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미셸 윈트럽 아일랜드 대사가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 아일랜드 대사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구글, 애플, 메타, 인텔 등 주요 AI 기업이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세웠다.

△아일랜드는 챗GPT(2022년 출시)가 나오기 전인 2021년 7월 이미 국가 AI 전략을 수립했다. 이는 올해 2월 ‘디지털 아일랜드’라는 명칭의 전략으로 갱신됐다. 아일랜드 경제와 공공 생활 등 모든 측면에 AI를 접목하고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AI 도입률은 현재 91%다. 2035년까지 AI가 아일랜드 경제에 2500억 유로(약 433조원)를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아일랜드에는 많은 다국적 기업이 있다. 오픈AI, 칼립소AI, BNY 멜론, IBM, 크루소 등 주요 기업들이 아일랜드가 이 분야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줬다. 최근 앤스로픽이 더블린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제도적 측면에서 아일랜드는 외국인직접투자자(FDI)를 유치하는 투자개발청(IDA), 아일랜드 토종 기업을 지원하는 엔터프라즈 아일랜드(EI) 등 주요 정부 기관 2곳이 있다. 또한 핵심 AI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파괴적 기술 혁신 기금(DTIF)’이라는 1억 8000만 유로(약 3119억원) 규모의 기금을 운영한다. 인재 관리를 위해 노동 시장 수요를 분석하는 ‘국가 기술 관측소’와 AI 로드맵이 있다. ‘CeADAR’라는 응용 AI 국가 센터도 있는데 이미 90개 이상의 회원사를 보유한 ‘유럽 AI 디지털 허브’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장려하는 정부의 노력이라 생각한다.

-AI기업이 아일랜드에 투자할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이고 주요 지원정책은.

△아일랜드는 우선 낮은 법인세를 꼽을 수 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유럽 내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실제 유효 세율은 이보다 더 낮게 운영하기 때문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아일랜드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한국 기업이 아일랜드 내에서 AI연구개발(R&D)을 진행하면 최대 45%의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한국 기업도 단순 생산보다는 첨단 기술 접목과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아일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 반도체, 바이오 제약, 재생 에너지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AI를 접목한 공동 연구와 사업 모델 발굴이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일랜드는 EU 시장 관문, 뛰어난 접근성이 핵심이다. 의사 결정권자와의 접촉이 수월하다. 매우 쉽고 빠르게 유용한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 동시에 아일랜드를 통해 EU라는 거대한 시장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아일랜드 인구는 500만명이지만 그 뒤에 EU라는 4억 5000만명이 있다. EU는 AI 규제 강도가 높은 시장이다. 즉 한국은 EU 규제 대응 거점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AI 정책을 평가한다면.

△외부적 관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공공 부문에서 AI를 활용하는 것과 그 한계를 인지하는 것, 그리고 역량을 개발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의 관건은 이를 계속 현실에 맞게 유지하는 것이다. 최소 2년마다 갱신을 요구받을 것이다. ‘완벽함이 선의 적이 되지 않게 하라’(never let perfect be the enemy of good)는 말이 있지 않나. 완벽함을 고집하면 오히려 방해된다. 완벽한 AI 전략을 위해 5년이 걸릴 수 있지만 그때쯤이면 AI는 정말 달라질 것이다. 샌드박스 제도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기후와 AI 열풍은 자연스럽게 전력 이슈로 이어진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이 문제는 더욱 심화했다.

△이번 사태는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하리라 생각한다. EU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부터 이 논의를 시작했다. 아일랜드는 2050년까지 해상 풍력 등을 통해 재생 에너지로 37GW(기가 와트)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나아가 우리는 재생에너지를 되팔 계획이다. 현재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아일랜드의 에너지 정책 중 하나로 ‘대규모 에너지 사용자 행동계획(LEAP)’이 있다. 이는 생명과학, 반도체 산업 등 데이터 센터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신규 투자가 있을 때 이들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는 방식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건설하는 모든 데이터 센터는 2030년까지 전력 공급의 8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아일랜드에서는 냉각 시스템과 같은 분야에서 많은 혁신을 추진하는데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기업인 아일랜드 넥살루스(Nexalus)의 기술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에서 채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간의 대서양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계 전망은.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 역사에서 막대한 역할을 해왔고 민간 차원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교류가 이뤄진다. 현재 백악관과의 관계는 다소 까다로울 수 있지만 주 정부와 기업, 대학, 시민 사회가 존재한다.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미국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관계는 엄청난 투자 가치가 있다. EU 역시 여전히 미국과의 무역에 전념하고 있고 관세와 관련한 이 모든 난제를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상황은 어렵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는 7월부터 아일랜드는 EU 이사회 순환 의장국을 맡기도 한다. 안보 측면에서 아일랜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아니지만 EU가 군사 역량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윈트럽 대사는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경제학 학사 △더블린대 개발학 석사 △2017~2020 아일랜드 외교부 기후 정책팀장 △2020~2022 아일랜드 외교부 정책·개발협력· 아프리카국 국장 △2022~ 주한 아일랜드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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