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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北 지뢰 도발…李 대북정책, 확성기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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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9.29 16: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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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북한군 지뢰 가능성 매우 높아”…매설 경위·고의성 추가 조사
野 “확성기 재개·유화 기조 폐기”…정부 “최종 결과 보고 판단”
MDL 남쪽 10m서 폭발…사전 식별한 지뢰 위험, 작전에 반영됐나

[이데일리 김상윤 이혜라 기자] 군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장병 3명을 다치게 한 폭발의 원인으로 북한군 지뢰를 지목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뢰의 매설 경위부터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밝힌 ‘평화공존’ 구상이 첫 대북 군사 현안과 마주한 셈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왼쪽)과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에서 열린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현안 질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왼쪽)과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에서 열린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현안 질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부상 장병 3명과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군 당국은 유엔군사령부와 긴밀히 협조해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로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진상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면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 21일 발생한 폭발의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에는 우리 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부상 장병의 장구류에서는 TNT 성분과 갈색 이물질이 검출됐다. 군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북한군 지뢰라는 판단이 곧바로 우리 장병을 겨냥한 도발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군 지뢰로 확인되더라도 언제, 어떤 경위로 사고 지점에 놓였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우리 군은 최근 매설됐을 가능성과 다른 곳에서 유실됐을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 장병을 겨냥한 고의적 매설인지도 아직 결론 내리지 않았다. 장병들이 수행한 작전의 안전 문제도 조사 대상이다.

폭발 지점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약 10m로, 군이 지난해 9월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의심할 만한 지형 변화를 식별한 곳과 가깝다. 당시 식별한 흔적이 이번에 폭발한 지뢰와 연결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정보가 수색로 개척에 앞선 위험 평가와 지뢰 탐지 절차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군과 유엔사는 이날 사고 현장 인근에서 북한군 지뢰 1발을 발견했지만, 장병들이 사고 당시 목격한 지뢰와는 달라 폭발 원인과 매설 경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확성기 재개 여부에 답을 아꼈다.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로 규정할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지 모두 최종 조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현 단계에서는 제반 사항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확성기 재개와 대북 인도적 협력 재검토 여부에 답을 유보했다. 여기에는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에 긴장을 다시 높이는 악재로 작용할 수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을 거론하며 철거한 대북 확성기의 재설치와 방송 재개를 요구했다. 대북 유화 기조 폐기와 북한 지원 예산의 전면 백지화도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백령도 해병대 제6여단을 방문해 장병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두고는 “북한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2015년에는 8월 4일 장병 2명이 목함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자 군이 엿새 뒤 북한군의 도발이라고 발표하며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고, 양측은 판문점 고위급 접촉을 거쳐 북한의 유감 표명과 남측의 방송 중단에 합의했다. 확성기 재개를 놓고도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는 주장과 맞대응에 따른 접경지역 주민 피해를 우려하는 견해가 함께 나온다.

이 대통령은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 간 소통 채널 복원과 신뢰 구축을 담은 ‘평화공존’ 구상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사고 후 현장조사가 늦어진 경위와 대통령에게 이뤄진 보고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군과 유엔사는 26일 현장조사를 준비해 27일부터 합동조사를 진행했으며, 청와대는 유엔총회 연설을 의식해 조사를 늦췄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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