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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홍게, 솔치, 물가자미`…새끼생선 알고도 판매하는 유통街

전재욱 기자I 2021.02.01 16:12:27

크기 작은 새끼홍게 대놓고 파는 유통업계
청어, 민어, 기름가자미, 전갱이 새끼도 제한없이 유통
너무 작지만…"금지체장 설정 전에 잡아서 문제없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연지홍게는 크기가 작지만…’(SSG닷컴(쓱닷컴) 연지홍게 상품 설명)

어린 생선을 판매하는 유통업계 조급함은 다양한 어종에서 만연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성숙 어종을 유통하는 부담을 지우고자 `이름 마케팅`을 펴는 것이 이마트의 `총알 오징어` 판매 사례와 일치한다. 소비자가 원하고, 불법이 아니라는 게 유통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CJ몰에서 판매하는 연지홍게의 상품설명. △껍질이 얇고 △살이 부드러우며 △작은 사이즈라는 등 표현이 새끼 홍게의 특징을 드러낸다.(사진=CJ몰 캡처)
1일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쓱닷컴)에서 판매하는 연지홍게는 ‘일반 홍게보다 껍질이 얇고, 살이 부드러우며, 투명한 주홍빛을 낸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인기 많은 홍게’로 소개돼 있다.

이런 특징을 지닌 연지홍게는 현재 네이버 쇼핑 기준(이하 동일)으로 쓱닷컴을 포함해 GS샵, CJ몰, 현대H몰 등 온라인몰에서 35개(중복)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상품 설명은 조금씩 다르지만 껍질이 얇고 크기가 작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상품 설명에서 드러나듯이, 연지홍게는 미성숙 어종이다. 다 자라면 붉은대게가 된다. 상품화한 연지홍게는 ‘수율’(개체중량에서 살코기의 비율)이 성체보다 낮다는 게 특징이다. 몸통은 적게는 50%대, 다리는 많아야 80% 안팎이다. 어획 장소와 시기에 따라 수율 차이는 있지만, 어린 것이라서 살이 덜 오른 탓이 크다.

GS샵에서 판매하는 새끼 청어(솔치) 상품설명. 이달부터 시행한 청어의 금지체장은 20cm인데, 그전에 잡은 것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사진=GS샵 캡처)
과메기 대상 어종 청어의 새끼도 덜 자란 채로 유통되는 대표 생선이다. 수산물 유통업계에서는 청어 새끼를 솔치로 명명해 매매한다. `청어멸치`, `큰솔치`, `육수용 멸치` 등도 별칭이다. 새끼 청어 대부분은 건조해서 육수용으로 거래한다. `멸치보다 깊은 맛을 낸다`는 게 상품 설명이다.

쓱닷컴을 포함해 롯데홈쇼핑, GS샵, NS홈쇼핑 등 26개 판매 채널에서 새끼 청어를 유통한다. 유통물량 대부분은 개체당 체장이 10cm 미만이다. 이달부터 시행한 청어 어획 금지 체장(20cm 이하)의 반토막도 안 되는 어린 것들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어떤 수산물이든 바짝 건조하더라도 생물 크기에서 반절까지 쪼그라들리 없다”며 “유통되는 말린 새끼 청어는 후하게 쳐야 10cm일 때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에서는 새끼 생선 유통에 더 제한이 없다. 민어는 금지 체장이 33cm인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새끼 민어(통치)가 예사로 판매된다. 기름가자미(금지체장 20cm) 새끼(물가자미, 미주구리)도 마찬가지다. 전갱이 새끼(메가리, 매가리 등)도 이렇게 잡혀서 건조해 판매한다. 전갱이는 금어기와 금지체장이 아예 없다.

문제는 이런 수산물을 유통해도 제재가 없다는 것이다. 새끼 청어나 기름가자미는 금지 체장이 이달 시행한 터라, 전달까지 잡힌 것은 문제 삼지 못한다. 붉은대게는 어획 금지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무분별하게 잡아도 제재할 근거가 없다. 금지 체장은 개체 수와 각계 이해관계를 고려해서 설정하고 기준을 정하는데, 붉은대게는 이런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새 유튜브 등에서는 요리법과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가 확산해 재생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유통업계는 꺼릴 게 없다. 입점 계약을 맺은 유통업자가 다루는 모든 수산물을 사전에 검수하는 것도 한계라고 한다. 쓱닷컴 관계자는 “금어기 해당 어종, 치어 등 유통 제한 및 불가 대상에 대해 법적 기준에 맞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 지침에 따라 상품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 관계자는 “개체 수가 상대적으로 넉넉하고 금지 체장 공백기에 있던 수산물에 대한 유통을 자제해줄 것을 유통업계에 호소했으나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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