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사는 10월 주 1회 이상 업무에 AI를 쓰는 미국 직장인 20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직원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 1856명의 60%가 ‘AI 결과물을 감독·검수·수정하는 일이 신입 교육만큼 또는 그 이상 힘들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은 AI를 다루는 일이 신입 교육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신입 교육을 직접 해본 사람만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응답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시간으로 따지면 부담이 더 뚜렷하다. 보고서는 AI의 작업을 감독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일을 ‘봇시팅(bot-sitting)’이라고 불렀다. 주 3시간 이상을 봇시팅에 쓰는 직장인은 31.6%였다. 주 10시간을 넘게 쓰는 직장인도 8.4%에 달했다.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면 근무시간의 4분의 1 이상을 AI 뒤치다꺼리에 쓰는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 가까이 되는 셈이다.
직급별로는 관리자급의 부담이 더 컸다. 관리자급은 40.7%가 주 3시간 이상을 봇시팅에 쓴다고 답했다. 일반 직원은 같은 응답이 25%였다. 팀원이 AI로 만든 결과물의 품질을 최종 점검하는 관리자에게 검수 업무가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세대별 응답은 큰 차이가 없었다. ‘AI 감독이 신입 교육만큼 또는 그 이상 힘들다’는 응답은 Z세대 61%, 밀레니얼 세대 60.8%, X세대 58.4%로 비슷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도 AI 결과물을 그대로 믿고 쓰기는 어렵다고 느낀다는 의미로 읽힌다. 세대 간 격차가 3%포인트 안팎에 그쳐 AI 검수 부담이 특정 연령층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응답자의 40%는 AI를 다루는 일이 사람을 가르치는 것보다 덜 힘들다고 답했다. 하루에도 여러 번 AI를 쓰는 사람은 이 비율이 43.9%로 평균보다 높았다. AI를 자주 쓸수록 활용법에 익숙해져 검수 부담을 덜 느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같은 도구를 쓰더라도 숙련도에 따라 체감 부담이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는 AI 도입 효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느냐는 논쟁과도 이어진다. AI가 초안을 빠르게 만들어도 사람이 오류를 찾아 고치는 시간이 길어지면 실제 업무 절감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 신입을 뽑아 가르치는 대신 AI를 쓰자는 논리를 펼 때도 검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AI가 일을 덜어주는 만큼 새로운 관리 업무가 생기는 구조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