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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독일 연방헌재 연구관단이 올해 한국을 방문국으로 정함에 따라 성사된 자리로 2019년 한-독 재판관 세미나, 2022년 슈테판 하바트 독일 연방헌재소장 방한, 올해 7월 한국 재판관진의 독일 방문 등 양국 재판소 간 교류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됐다.
김 소장은 환영사에서 “독일 연방헌재의 75년 성과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올해 한국에 새로 도입된 재판소원 제도를 오랜 기간 운용한 독일의 경험은 소중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측 대표단 역시 하바트 독일 연방헌재소장을 대신해 기념 선물을 전달하며 “한국 헌재의 재판소원 운용에 뜻깊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서로 배워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헌재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 재판소원 도입 이후 7월 31일까지 접수된 전체 헌법소원 3008건 중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914건이 재판소원 사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정재판부의 회부 절차를 거쳐 전원재판부 본안 판단으로 넘어간 사건은 15건(약 1%)으로 나타났다.
사건이 본안 심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법원의 기존 판결을 어느 정도 강도로 들여다볼 것인지가 헌재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독일 연구관들은 자국의 축적된 판례와 실무 기준을 바탕으로 답을 내놓았다.
먼저 일반 민·형사 사건을 다루는 하급심 법원(전문법원)의 판결을 헌재가 얼마나 깐깐하게 심사할 것인지에 대해 독일 측은 사건별로 엄격함의 차이를 둔다고 설명했다. 독일 측은 “자유를 박탈할 위험이 큰 형사재판이나 집회 금지 사건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영역은 헌재가 집중적이고 강도 높게 심사한다”며 “반면 개인 간의 분쟁인 민사재판은 전문법원이 기본권의 의미와 중요성을 근본적으로 오인했거나 자의적인 판단을 했는지 여부를 원칙적으로 따진다”고 말했다.
민사재판에서 헌법상 기본권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뜻하는 이른바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간접효)’ 논의도 이어졌다. 독일 측은 1958년 ‘뤼트 판결’을 언급하며 “기본법이 민법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가치기준으로서 신의성실이나 권리남용 금지 같은 민법 조항의 해석을 통해 간접적으로 적용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엇갈리는 권리와 이익을 저울질하는(이익형량) 법원의 재량권은 존중하되 판결 과정에서 기본권 보호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는지 신중히 검토한다”고 부연했다.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가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고 방어할 권리를 뜻하는 ‘청문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헌재가 매우 엄격한 입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독일 측은 “청구인이 단순히 ‘법원이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재판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주장을 법원이 판결에서 아예 누락하거나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이 엄격히 증명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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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측은 연방헌재가 재판을 돌려보냈음에도 하급심 법원이 같은 결론을 고집할 경우에 대해 “과거 영사조력권 사건에 연방일반법원의 거부로 연방헌재가 두 번이나 결정을 취소한 끝에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관철된 사례가 있다”며 “이는 기관 간의 갈등이라기보다 헌법적 기준을 구체화해가는 학습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문제의 판결을 내린 일반 법원 판사를 헌재로 직접 불러 추궁하거나 변론하게 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지정재판부의 불회부 결정 시 이유 기재 기준에 관한 질의에 독일 측은 “지난해 기준 이유를 밝히지 않은 불회부 결정이 83%에 달하고 주문에 1~2문장 정도로 짧게 적는 경우가 13%, 상세한 이유를 설명한 경우는 3.3%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기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청구인에게 불수리 사유를 안내해 도움을 주거나, 사회적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측은 “가자지구 이슈가 얽힌 이스라엘 무기제공 사건처럼 공공의 이익과 국제적 관심이 큰 사건은 40쪽에 달하는 상세한 불회부 이유를 작성하기도 했다”며 “튀르키예 대통령 풍자 시 사건처럼 유럽인권재판소(ECHR) 제소 가능성이 있는 사안은 ‘헌재도 충분히 검토했으나 다른 결론에 이르렀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주문에 짧게 이유를 언급하고 언론 배포용 번역까지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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