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유로존,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기업들의 실적 성장 여건이 견조한 만큼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만한 종목을 찾는다면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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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얼라이언스번스틴(AB) 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부장)는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옛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AB자산운용 2025년 글로벌 주식·채권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매니저는 “작년에는 소수의 대형 기술주들이 시장 성과의 대부분을 주도하는 장이 펼쳐졌다”며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의 비중이 커지는 등 집중 위험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 3분기부터 이런 집중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경영 기술주 외에 소외됐던 가치주, 저(低) 변동성주, 소형주들이 작년 3분기 S&P500지수 성과를 상회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이같은 정상화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매니저는 뉴욕증시가 많이 올랐지만, S&P500지수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들은 고평가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P500지수 전체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4~26배로 상당히 높지만, 여기서 상위 10대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대부분 PER가 약 17~18배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0년 이후 S&P500지수의 평균 PER가 약 18.4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지 않은 수준이다. PER는 주가를 1주당 순이익(EPS·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 보여주는 투자 지표다.
특히 미국은 유로존,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기업들의 실적 성장 여건이 견조하고, 경기 민감도가 낮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 선호도가 높고, 그 결과 주가도 높아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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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니저는 “미국 증시가 올해와 내년에도 두 자릿수가 넘는 견조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업종 내에서도 ‘산업재’와 ‘헬스케어’를 주목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과거 S&P500지수 내 비중이 저점을 기록한 후 상당한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헬스케어 장비 및 용품(10.2%) △헬스케어 공급자 및 서비스(9.7%) △생명과학 도구 및 서비스(9.6%) 분야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 매니저는 전력·전기화 산업의 이익 성장률이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으로 향후 20년간 전력 수요가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에너지 관련 인프라는 상당히 노후한 상태”라며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전력·에너지 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매니저는 지난 2022년 6월 AB자산운용에 합류했고, 블랙록자산운용 등 외국계 운용사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AB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 운용역량을 제공하기 위해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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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파트장)는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3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 매니저는 “미국은 올해 6월을 시작으로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한 번씩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다만 금리인하 횟수보다는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방향성 유지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채보다 크레딧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유 매니저는 “크레딧의 경우 수요는 늘지만 순 공급 증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급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채권을 발행한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AB자산운용은 미국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로 지난 2003년 5월 서울 사무소를 설립했다. 미주,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약 27개국, 54개 도시에 진출했고 약 4292여명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특히 업계에서 고유 리서치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운용사 중 한 곳으로, 폭넓은 계량 및 펀더멘털(경제, 신용 및 증권화 자산) 리서치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이 조직에서는 332명의 바이-사이드(buy-side) 애널리스트들이 운용팀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