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다고 여긴 것에 물음표를 붙이면 전혀 다른 길이 보인다.”(정현경 뮤직카우 의장)
21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W페스타’의 세 번째 세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문’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질문으로 변화를 만들어낸 여성 창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창업·경영 현장에서 질문이 만든 변화를 공유하며 “답보다 중요한 것은 ‘왜’라는 물음, 그리고 어제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지는 용기”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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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담에는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 장서정 자란다 창업자,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 김소연 뉴닉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질문’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은 경험을 나누며 “질문이 곧 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음악 지식재산권(IP) 저작권료 수익공유 플랫폼 뮤직카우를 창업한 정현경 의장은 기술의 진보 속에서도 인간의 역할을 되묻는 질문이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AI의 등장은 과거 카메라가 처음 등장하던 인상주의 시대와 닮았다”며 “기술과 경쟁하기보다 인간이 가진 창의성과 융합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자는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고, 그때마다 ‘이 결정이 중장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낳을까’를 자문한다”며 “일상의 사소한 일에도 ‘꼭 이렇게 해야 하나’라고 물을 때 새로운 해법이 나온다”고 말했다.
워킹맘으로 창업에 나선 장서정 자란다 창업자는 “왜 엄마만 희생해야 하나”라는 의문에서 사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워킹맘이 아니라면 시작되지 않았을 일”이라며 “나 혹은 누군가 질문을 던짐으로써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이었던 것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란다는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유아동 교육·돌봄 플랫폼이다. 장 창업자는 “질문의 퀄리티보다 질문할 용기가 변화를 만든다”며 “질문은 문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답을 찾아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는 “‘내 연구가 실제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며 “위기 때마다 ‘어제 하지 않았던 질문을 오늘 하자’는 원칙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박사과정 중 창업한 그는 생리대 속 미세플라스틱을 해결하는 친환경 소재 개발을 통해 과학이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김소연 뉴닉 대표는 “젊은 세대가 뉴스를 안 본다는 통념을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의 문제’로 바꿔 묻는 데서 뉴닉이 시작됐다”며 “질문은 대화의 시작이고,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던진 질문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지 피드백을 받으며 AI로 대체되지 않는 미디어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이 곧 변화의 시작…“답보다 중요한 건 왜”
참가자들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정답을 찾는 것 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용기’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효이 대표는 매출이 나지 않아 회사에 위기가 닥쳤던 시절, 새로운 질문을 던짐으로서 극복해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했던 질문을 오늘도 똑같이 던지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새로운 상황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어제 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소연 대표도 처음부터 완벽한 질문은 없다며,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이라는 구분은 없다”며 “이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 생각일 뿐, 질문이 지금의 상태를 깨닫게 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을 때 틀린 질문이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장서정 창업자는 “어떤 질문으로 나온 답이 원하던 방향이 아니거나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때도 많다”며 “국소적이거나 표면적인 부분만 파고들면 원하던 답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질문에 대해 좀 더 크고 본질적인, 예를 들어 ‘아이돌봄이가 왜 살림을 안 해주지’보다는 ‘아이가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하고 성장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