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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5일 목포신항 취재지원센터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세월호 선체 중량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육상 거치일 마지노선을 7일에서 10일로 바꾸게 됐다”며 “테스트 결과에 따라 7~8일까지 육상 거치가 안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일 저녁 7시30분부터 모듈 트랜스포터가 반잠수식 선박으로 진입했다. 선체를 실을 수 있는지 하중 테스트에 나선 셈이다. 테스트를 통과하면 오는 6일 세월호 거치 작업이 개시된다.
현재로선 테스트가 성공할지 불투명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인 세월호 선체 무게가 들쑥날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해수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컨설팅업체 TMC는 세월호 무게를 1만3462t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창준)는 상하이 샐비지 측 분석 결과 1만4592t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1130t이나 늘어났다. 당초 밝혔던 선체 무게 예측치가 빗나간 셈이다.
해수부, 업체 설명을 종합하면 예측치가 빗나간 가장 큰 이유는 펄 무게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 무게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점성이 강한 진흙이 예측치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체 무게는 상하이샐비지의 컨설팅회사인 영국 TMC가 추산했다. 컨테이너, 차량 등 화물을 포함한 선체 무게와 40m 수심에 3년간 가라앉아 있을 경우 쌓일 펄 무게 등을 감안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했다.
하지만 막상 물에서 꺼내 직접 확인해 보니 펄 무게가 예측치를 훌쩍 넘었다. TMC의 쏭왕 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21개를 천공해 막대기로 진흙이 어느 정도 있는지 체크했는데 깊이가 1m~1.5m였다”며 “이는 사전에 예측한 0.5m를 훨씬 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착오도 있었다. 쏭왕 수석은 “다이버(잠수사)를 투입해 진흙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점검했는데 사고 해역의 시야가 굉장히 안 좋아 손으로 더듬어서 체크했다”며 “일부 구역에 대해선 접근할 수가 없어서 (펄 무게를 추정하는데) 약간의 착오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선체가 손상돼 진흙이 예상보다 많이 쌓인 것으로 TMC는 보고 있다. 쏭왕 수석은 “현재로선 선체 내부가 얼마나 손상됐는지를 알 수 없지만 정상적인 상태와 비교해 봤을 때에는 들어가서는 안 될 진흙이 추가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 세월호 무게는 추정치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선체를 목포신항에 거치하는 막바지 인양 과정에서 세월호 선체 무게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질 수도 있다. 해수부가 지난 3년간 다양한 돌발 변수를 감안한 사전 준비를 하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처음부터 세월호의 하중을 감당할 수 있게 모듈 트랜스포터를 늘렸다면 애초에 많은 천공이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수부 관계자는 “TMC 등 권위 있는 업체들도 3년간 침몰된 1만t 이상의 선체를 건져 올리는 건 처음”이라며 “유례가 없는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