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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A는 지난 4월부터 지리 등 중국 3개사를 통계에 새로 넣고 볼보를 모회사인 지리의 실적에 포함해 산정하고 있다. 4월엔 일본이 12만7064대로 중국(12만5864대)을 1% 앞섰으나, 한 달 만에 순위가 뒤집힌 셈이다. 최근 2년간 월간 판매가 전년 동월을 웃돈 횟수는 닛산이 2번, 스즈키가 5번, 마쓰다가 7번에 그친 반면, SAIC는 17번, 지난해 7월 통계에 편입된 BYD는 11번에 달했다.
BYD의 질주가 두드러진다. BYD가 1일 발표한 상반기(1~6월) 해외 승용차 판매량(픽업트럭 포함)은 전년 동기보다 70% 늘어난 78만9367대였다. 6월 해외 판매 비중은 44%로 1년 새 20%포인트 높아졌다.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달 초 주주총회에서 올해 해외 판매가 1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104만대)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EU는 중국산 전기차가 지나치게 싸게 팔려 유럽 자동차 산업을 위협한다고 보고 지난 2024년 가을 추가 관세를 발동했다. 기존 10%에 최대 35.3%를 얹어 모두 45.3%를 물리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중국차의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
BYD의 소형 EV ‘돌핀 서프 부스트’는 독일에서 2만6990유로(약 4768만원)부터 팔려, 비슷한 사양의 프랑스 르노 ‘R5 E-테크’보다 3% 싸다. BYD는 추가 관세 대상이 아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 수출도 늘리고 있다. 유럽 주요 31개국에서의 5월 판매량은 1년 전의 2.4배로 뛰었다.
BYD가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국 내수 침체가 있다. BYD의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신차 판매는 180만8511대로 전년 동기보다 16% 줄었다. 같은 기간 판매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과 내수 부진의 영향이 컸다.
중국이 여러 시장 중에서도 유럽에 초점을 맞춘 것은 전기차 보조금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보조금을 폐지했던 독일은 올해 1월 전기차·PHV를 새로 구매하면 최대 6000유로(약 1060만원)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스웨덴도 폐지 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보조를 재개했고, 이탈리아는 지원을 확대했다.
일본 기업들은 하이브리드차(HV) 등 연비에서 정평이 나 있지만, 전기차 라인업이 적어 각국 정부의 우대책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연구센터의 베아트릭스 카임 연구원은 “유럽 소비자는 EV 구매를 검토할 때 일본차를 후보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 입장에서 유럽 시장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닛산은 올해 4월 발표한 장기 비전에서 주력 시장으로 일본과 미국, 중국을 꼽으면서 유럽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EU 역내 생산도 본격화하고 있다. 립모터는 스페인에 있는 유럽 대형 업체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조립을 시작한다. 체리는 지난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유럽 사업 총괄 거점을 세웠다. 가동률이 저조한 닛산의 영국 선더랜드 공장에서는 두 개의 생산 라인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는데, 비게 되는 라인에서 체리 차량을 생산하는 방안을 양사가 협의하고 있다.
닛케이는 “존재감이 옅어지는 일본차를 뒤로하고 중국차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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