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2인자' 니카이 간사장, 방일단 면담 하루 연기(종합)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해법 모색을 위해 일본을 찾은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 국회 방일단이 31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자민당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왼쪽)과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국회 방일단이 도쿄를 찾았지만 일본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약속을 하루 미뤘다. 정치권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의중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을 단장으로 한 국회 방일단 의원 10명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의 일정으로 일본 정치권의 대한(對韓)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날 일정은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

방일단 일원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민당 측이 국회 관련 대책회의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니카이 간사장과의 면담 연기를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의 기선 잡기라고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면담 연기는) 일본 집권 세력 내부의 강경한 기조를 보여준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의중 또한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한일 의회의 공동성명 도출 가능성도 점쳤지만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 서청원 의원은 “실무적으로 논의하기에 너무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양국 갈등이) 양 국가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면담에서 양측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배제 추진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누카가 회장은 일본 산업성에서 갖고 온 통계를 두고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부당한 조치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서 의원은 “(반면) 우리 측은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부당성과 백색국가 제외는 절대 안 된다는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후 방일단은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을 찾아 사태 해결을 호소했다. 서 의원은 “한일관계가 어려울 때마다 한일의원연맹을 통해 가교역할을 해왔고 큰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라며 “제대로 계속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일본과 한국은 지금까지 민간차원에서 교류가 두터웠다”며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심화해야 한다. 양국 간 관계가 안정되고 조속히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