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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진정인이 국정원의 2025년도 일반직 9급 채용에 응시하려 했으나, 국정원이 공통 응시자격을 ‘1995년 1월 1일부터 2005년 12월 31일 사이 출생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하면서 연령 상한을 초과해 지원조차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진정인은 이를 합리적 이유 없는 나이 차별이라며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진정인은 건축 분야 응시를 준비하며 건축도장 기능사 국가기술자격증을 소지하고 건축시설물 유지보수 및 현장작업 관련 실무경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나이 제한 기준에 막혀 접수 자체가 불가능했다.
국정원은 응시연령이 국가정보원직원법 시행령 별표4가 정한 공개경쟁(20~29세)·경력경쟁(20~45세)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2009년 3월 시행령 입법예고 당시 엄격한 상명하복과 충성심이 요구되는 정보기관 특성을 고려해 연령제한 근거를 마련한다고 이미 공지된 사항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 같은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원회는 직무수행에 불가결한 요소는 체력적·전문적 적격성이지 연령 그 자체는 아니라고 봤다. 국가정보원직원법 제6조가 임용요소로 나이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이것이 모든 직무에서 획일적인 연령 제한을 정당화하는 취지로 해석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법 시행령 제4조1항이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시험에서는 예외적으로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위원회는 국가정보기관 특성상 계급 질서에 따른 상하관계가 엄격히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나이에 따른 서열관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며, 응시 기회 자체를 원천 봉쇄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교 사례로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언급됐다. CIA는 인종·피부색·종교·성·출신민족·장애·나이·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는 고용주임을 선언하고 있으며, 채용 기준도 특정 나이 요건이 아닌 직무 수행에 필요한 구체적 능력과 역량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2009년 이후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으로 공무원 공개경쟁 선발시험에서도 응시연령 상한이 원칙적으로 폐지됐고 민간 영역 역시 고용상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 중인 만큼 국가기관인 국정원은 더 높은 수준의 시정 책무를 진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앞서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 인권위 권고를 받은 뒤 2009년 4월 시행령을 개정해 응시 가능 연령을 종전보다 상향한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일정 연령을 초과한 사람을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구조는 유지됐다. 이에 인권위는 2009년 9월과 2024년 2월에도 각각 응시 상한연령을 두지 않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권고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번이 국정원 응시연령 관련 인권위의 사실상 네 번째 권고인 셈이다.
인권위는 국정원이 특정 연령을 초과한 사람이 상명하복 구조나 조직 특성에 부적합하다고 볼 만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고 체력과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단정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연령을 기준으로 한 사전적 배제보다는 실제 직무 수행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적절한 선발절차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