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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속전속결 vs 野 결사저지… 100일 입법전쟁 개막

이정현 기자I 2020.09.01 16:21:06

21대 첫 정기국회 1일 개원
여야 원내대표 회동부터 불발… 기 싸움 팽팽
속도전 나선 민주 vs 文 정권 실정 따지려는 통합
박병석 의장 “실사구시로 국가 위기 극복하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여야가 1일 기 싸움으로 21대 첫 정기국회의 시작을 알렸다. 100일간 대장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격한 대결이 예상된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정기회) 개회식 및 1차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애초 이날 본회의 개회식이 끝난 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하에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민주당은 회동을 불과 30여 분 앞두고 취재진에 “통합당 측이 회동에 오지 못하겠다고 알려왔다”고 공지했다. 추후 일정도 정하지 못했는데 이를 두고 정기국회 시작에 발맞춰 기 싸움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기국회에 임하는 여야의 속내는 다르다. 민주당은 속전속결, 통합당은 결사저지를 다짐했다.

민주당은 176석의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주요 현안을 빠르게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정기국회가 2022년 대선을 바로 앞둔 만큼 이번 회기가 법안 처리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만큼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국가대전환과 민생제일주의를 실천하겠다”며 △코로나19 국난극복 △민생 지키기 △미래전환을 이번 정기국회의 3재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그는 “야당과 정쟁보다 내실있는 생산적 국회로 운영될 수 있도록 대화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완수에 필요한 입법과 예산을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따진다는 계획이다. 4·15총선 패배로 당이 위축됐으나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존재감을 발한다면 반여권 정서를 결집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여권의 일방적인 의사일정 진행에도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 불참한 것도 감염병 발병 상황 시 원격으로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하는 국회법 개정과 관련해 의장 측에서 일방적으로 추진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의제를 갑자기 통보해 왔다”며 “몇 번 양해해왔으나 이렇게 일방적으로 야당 원내대표에 통보하는 것은 상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기국회 첫날부터 여야의 스텝이 꼬이면서 쟁점법안 처리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행정수도 이전 관련 특별법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부동산 등 각종 민생 경제 법안과 과거사법, 대북 관련 등 상당수 법안에서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자칫 여야의 갈등으로 최우선 과제인 코로나19 방역 관련 법안 처리도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 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의 국회로 ‘위기의 강을 건너는 다리’가 되자”고 여야에 제안했다. 그는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위해 단일팀이 되자”며 코로나19 관련 법안과 민생 법안 집중 처리 그리고 2021년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합의 처리를 당부했다. 이어 여당을 향해 “집권당답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포용의 정치, 통 큰 정치를 이끌어달라”고 주문했고 야당에는 “장외 투쟁 대신 원내 투쟁의 면모를 보여주었는데 대안 정당, 정책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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