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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소방노조)는 14일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이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이들은 참사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행안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부처와 기관에서는 신속한 구급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게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했음에도, 이 장관이 행정조치를 유기하고, 현장을 방문을 했다고 비판했다.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은 “이번 참사는 예방 조치를 잘못해서 벌어진 일로 국가의 재난과 안전을 총괄하는 이상민 장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제2의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총 책임자에 대한 정확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위원장은 참사 현장을 지휘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소방 관계자들이 줄줄이 입건된 것에 대해서 “아수라장이 된 현장 대응 단계에서 현장 지휘관은 참사 현장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이 경험상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며 “전형적인 책임 전가 식, 꼬리 자르기 수사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참사 당시 어떤 지휘를 일선 경찰과 소방에 내렸는지 수사기관에 판단을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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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약 1시간 후인 오후 11시 20분에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긴급문자’를 통해 사고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그는 참사 다음날 브리핑에서 “경찰·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하는 등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하고, 지난 11일 한 언론에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언급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연일 행안부 장관의 ‘책임론’이 도마에 오르면서 이 장관에 대한 고발장도 덩달아 같이 쌓이고 있다. 이날 소방노조가 접수한 고발장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이 장관을 직무유기·재난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장관은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현재의 자리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책임을 가장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사퇴는 어떻게 보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시선은 ‘이태원 참사’의 수사를 맡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향하고 있다. 특수본은 경찰과 소방, 용산구청, 서울교통공사 등에는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했지만,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상위기관에 대해선 법리 검토만 하고 있어 ‘하위직만 수사하고 윗선은 수사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특수본은 전날에 이어 이날 “이번 사건은 다수의 기관이 수사대상이고, 사고 원인 및 책임 규명을 위해서는 각 기관의 사전 계획 수립 여부, 현장대응, 상황조치 및 보고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정이 우선”이라며 “각 기관에 대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어야 행안부에 대해 법리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상황 조치에 대해 지휘·감독 권한이 있는지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있다”며 “행안부 경찰국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법리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