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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 측은 이에 대해 “결혼 뒤에 과거를 따지는 것처럼 어리석은 게 없다”고 반박했다.
◇“당 취지와 다른 행보 보이면 어떻게 하느냐”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송파병에 당선됐던 이근식 대표는 18대 공천에서 탈락하자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상대편인 이계경 한나라당 송파병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함께 사진을 찍는 등의 지지활동을 했다.
또 2014년에는 안 대표의 당시 새정치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고위공직자 출신(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기인 이름을 올렸다. 새정치신당은 이후 새정치연합으로 창당했고 일명 ‘안철수 신당’으로 불렸다.
다만 이근식 대표는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합당한 뒤 안 대표가 다시 국민의당을 만들며 탈당하는 과정에서는 민주당에 남아 20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런 이력 때문에 친문 진영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표가 원래 열린민주당 취지와 다른 행보를 보이면 어떻게 하느냐”·“왜 하필 이런 사람이 당 대표냐”는 비판과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했으니 파란색(민주당을 상징)이 맞다”는 옹호가 맞서는 형국이다.
친문 지지층에서는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파견하는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중 어느 당을 지지해야 하는 지도 논란이다.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을 적극 옹호하는 열린민주당을 뽑아야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과 총선 뒤 민주당과의 연대를 담보할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급기야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짝수는 더불어시민당, 홀수는 열린민주당을 뽑자는 전략투표 제안까지 오가고 있다.
◇전문가 “열린민주, 더시민 표 잠식 있을 것”
이처럼 지지층이 일부 겹칠 수밖에 없어 양측의 신경전도 한창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열린민주당이 친문 지지층 표를 가져갈수록 민주당 출신 더불어시민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열린민주당에 대해 “공정하고 또 도덕성을 중시하는 우리 공천 과정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합당 가능성도 일축했다.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정봉주 전 의원과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열린민주당에 합류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합당은 쉽지 않다면서도 “최소한 연합은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 진의가 잘못전달됐다”며 “이해찬 대표 말은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등 소수진보 정당과 연대는 열어놓고 있으나 열린민주당은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정 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근식 대표 과거 이력이 지지층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사랑을 해서 결혼한 다음에 상대 배우자의 과거를 따지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해찬 대표의 연합 가능성 시사 발언이나 합당 여부에 대해서는 “벌어지지 않은 일을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해찬 대표랑은 35년을 함께한 민주화 운동 동지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열린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 표 잠식이 있을 것”이라며 “핵심지지층이 열린민주당으로 갈 가능성도 굉장히 농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