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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이 모두 AX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성화창) 타 기업과 가장 크게 차별되는 지점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지나치게 환호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고 우리만의 역량으로 내재화해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원동력이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들어오더라도 이런 조직 문화와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빠르게 학습해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힘이자 차별점이다.
―AX 추진이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전환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나.
△(박근한) 현재 모든 AI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이다. 데이터를 획득해 AI 모델을 훈련하고 서비스에 적용한 뒤, 그 서비스에서 다시 데이터를 취득해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순환 과정은 한 팀이 아니라 회사 전체 부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에서 AX는 단순히 툴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업무와 프로세스 전체의 변화를 포함한다. 이런 기반이 탄탄한 회사만이 피지컬 AI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본다.
―AI 인프라 경쟁이 데이터센터·GPU 확보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현대차그룹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나.
△(진은숙)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눠볼 수 있다. 자율주행·피지컬 AI처럼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업스트림 영역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투자해 확보해야 할 중요한 기술이라고 본다. 반면 백오피스 운영을 효율화하는 다운스트림 영역은 외부의 잘 만들어진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업스트림을 위해 새만금에 500메가와트 규모 부지를 이미 확보했고, 2029년 말~2030년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GPU는 엔비디아와의 제휴를 통해 필요한 만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H챗프로가 챗GPT·제미나이·클로드 같은 외부 LLM만 통합한 것인지, 더 복잡한 모델도 붙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또 향후 보완할 점이 있다면.
△(성화창) H챗프로는 외부 생성형 LLM을 사내망으로 끌고 와 보안 환경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지금은 외부 LLM을 연결한 형태 외에도 사내 데이터와 연결한 특화 에이전트를 쓸 수 있는 체계, 코딩 에이전트와 지식·노하우를 전수하는 체계까지 갖춘 일종의 포털 개념이다. 향후에는 오픈AI 모델 연계 등 더 복잡한 에이전트 플로 구성도 담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진은숙) 어떤 LLM이든 붙일 수는 있지만 기밀 유출과 사이버 보안 이슈 때문에 조건이 있다. 우리가 올린 프롬프트를 학습하지 않는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 조건을 갖춘 모델만 연결할 수 있다. 복잡한 모델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우리가 요구하는 보안 수준을 충족하느냐가 기준이다. 연구원들이 실제로 LLM을 학습시켜야 하는 경우에는 내부망에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웨이트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학습 플랫폼 ‘H젠 AI’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방향성을 크게 보완할 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방향성은 시장과 기술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다운스트림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개발하지 않기로 판단했지만, 모델이 경량화되면서 자체 개발이 필요해지면 언제든 뛰어들 수 있다.
―진 사장이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났을 때 ICT담당 AX·DX 방향성을 공유했나. 또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로 연간 52억4000만원 비용을 절감했다고 했는데, 앞으로 엔비디아 등 외부 기업과의 협업으로 비용 절감이나 차량 개발 기간 단축도 가능한가.
△(진은숙) 젠슨 황이 왔을 때 임원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때 나온 화두 중 하나가, 과거에는 개발자만 코딩해 정해진 프로세스로 리스크를 관리했는데 이제는 전 직원이 바이브 코딩을 하다 보니 개발 지식 없이 만든 코드가 백오피스에 붙었을 때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였다. 실제로 비개발자 직원이 만든 AI 에이전트가 컨플루언스 문서 5000개를 삭제한 사례가 있었다. 2박3일 동안 업무에 영향이 많았고 복구는 됐지만 큰 것을 배웠다. 나는 어떤 기업이 AX를 어디까지 겪어봤는지,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를 자주 묻는 편이다. 아무 사고가 없었다는 건 아직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젠슨 황에게 물으니 “우리도 케이오스(혼돈)”라는 답이 돌아왔다. 비개발자가 만든 에이전트를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룰을 찾기는 아직 쉽지 않지만, 엔비디아는 확인되지 않은 AI 에이전트를 폐쇄망에 가둬놓고 지켜보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AI 프로젝트를 리뷰할 때 늘 하는 말이 “닭 잡을 때 소 잡는 칼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비싼 AI를 써서 풀어야 할 문제인지, 아니면 기존 알고리즘으로도 풀 수 있는 문제인지를 항상 따진다. 지금까지는 현업에서 “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싶다”는 바텀업 과제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기업 목표를 정하고 톱다운으로 메가 프로세스 혁신을 해야 하는 단계다. 그중 하나가 차량 개발 기간 단축이다. 중국차에 비해 개발 기간이 긴 편이라, 어떤 요소를 AI로 단축할지 지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룹 전체의 AX 도입 성과를 비용 절감·생산성 향상 수치로 환산한 것이 있나. 또 2018년 DX 추진 의지를 밝힌 정의선 회장이 최근 경영진에게 AX와 관련해 당부한 내용이 있다면.
△(진은숙) 전사적인 숫자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개별 프로세스 단위로는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워낙 다양한 영역의 비즈니스가 있어 하나의 수치로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 정의선 회장 관련해서는, 사실 오늘 기자분들이 직접 해보신 바이브 코딩도 회장님의 의지였다. 나에게 “코딩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직접 코딩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엔 “회장님까지 코딩을 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경영진이 바이브 코딩을 해야 AI 기술을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다시 말씀하셔서 이 교육이 시작됐다. 회장님은 교육을 받은 뒤 “톱레벨 C급 경영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정확히 구분해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 “톱레벨 리더들의 일하는 방식과 기술 수용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계신다.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3D 설계 모델이나 설계 변경 이력처럼 보안이 중요한 정보도 연동되나. 연동된다면 외부 생성형 AI도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나. 제조업 특성상 보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진은숙) DX를 추진할 때 “AI로 다 해결할 수 있는데 왜 DX를 얘기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이렇게 답했다. 자율주행이 되면 내가 운전하지 않아도 차가 나를 원하는 곳에 데려다준다, 그것이 AX다. 그런데 자율주행을 이용하려면 일단 차문을 열고 차에 타야 한다. 차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율주행이 동작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DX는 바로 그 ‘차에 타는 행위’다. AX가 되려면 DX가 먼저 깔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이 가장 중요한 DX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이런 리스크를 헤징하는 것이었다. 유럽에는 GDPR이라는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법이 있다. 유럽 고객의 개인정보·VOC 데이터가 함께 분석돼야 차량 품질을 높일 수 있는데, 그 데이터를 가져오지 못하면 파이프라인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개인정보를 식별·필터링·블러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가명화해 식별 불가능한 상태로 제공하는 기술들을 계속 파이프라인에 붙여가며 구축하고 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연구개발 단계의 데이터와 양산 이후 백오피스 데이터를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양산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이미 잘 구축돼 있고, 연구개발 부문도 나름의 체계를 갖췄지만, 두 데이터 라인을 완전히 연결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현재 이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