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관리방안 현상변경’을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현상변경 신청이 들어오면 일반적으로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끝이난다. 이번 사안은 국회나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국민여론을 반영하겠다는 것이 문화재청 측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5일 근대건축, 구조, 석장 전문가와 함께 정초석 관리방안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3가지 안이 나왔다. 우선 현 상태를 그대로 보존해 안내판만 설치하는 안이다. 이 경우 정초석 글씨에 대한 문화재 원형은 보존이 가능하지만 일부 단체 등의 문화재 훼손 등 관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글씨 위를 건물외벽과 유사한 석재로 덧씌우자는안도 나왔다. 하지만 이 안은 또 다른 훼손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철거 후 이전하는 안도 가능성이 있다. 정초석 글씨가 새겨진 부분을 절단해 그 부분을 건물 외벽과 유사한 석재로 덧씌우는 방법이다. 절단한 부분은 독립기념관에 전시해 역사적 사실 기억과 교육자료로 활용가능하다. 이 역시 문화재 원형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 3가지 안을 바탕으로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신고를 했다. 문화재청은 이를 바탕으로 문화재위원회에 관리방안 및 추진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여론 수렴결과 등을 토대로 정초석 관리방안을 내년 초에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의 이토 글씨체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해 논란이 됐고, 현장조사를 통해 이토 히로부미 친필임이 확인됐다. 전 의원은 “우리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던 이토의 친필인 정초석이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처리 방향을 정하기로 한 건 매우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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