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이후의 (금리 인하) 움직임은 합리적이며 이 같은 여정의 방향은 명확하다”면서도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속도는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빅컷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ECB는 6월 주요 정책금리를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7월에는 동결했지만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고 경기 위축 우려는 커지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9·10월) 25bp씩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를 기록해 2021년 4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목표치 2.0%를 밑돌았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9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우리의 이야기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50bp가 테이블 위에 있을 수 있으며 우리가 얻고 있는 데이터는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빅컷을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9월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202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ECB의 목표치인 2% 아래로 떨어진 달로, 수년간 이어진 과도한 물가 상승에 종지부를 찍고 단기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ECB 이사회 위원도 12월 회의에서 빅컷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데이터 악화가 일부 필요하다”며 빅컷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내년 중으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회복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CB 내부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일부 주장처럼 상황이 정말 나빠진다면 0.25%포인트 인하가 추가될 수 있지만, 현재 데이터를 볼 때 0.5%포인트로 내릴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9·10월 연속 금리를 인하한 건 예방적 조치였으며 ECB가 연말에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여전히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ECB 정책 입안자인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도 추가 금리 인하폭을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는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 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를 기다린 다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