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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복귀한 김승연…핵심계열사 3社 미등기임원으로(종합)

김정유 기자I 2021.02.26 16:40:37

예상과 달리 미등기임원으로 복귀 ‘눈길’
미래 성장동력 발굴·해외 네트워크에 집중
세 아들 경영권 승계 작업도 본격화 전망

사진=한화
[이데일리 김정유 경계영 기자] 7년 만에 취업제한이 풀린 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다. 다음달 모회사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의 미등기임원을 맡는다. 등기임원으로 복귀할 것이란 재계의 예상과 달리, 미등기임원 자격으로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김동관 사장 등 최근 김 회장의 아들들이 경영 일선에 배치된 만큼 이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다음달 중 모기업이자 항공·방산기업인 ㈜한화와 화학·에너지 기업 한화솔루션(009830), 건설·서비스 기업 한화건설 등 3개 핵심 기업에 미등기 임원으로 적을 두고 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2012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아 ㈜한화를 비롯한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김 회장은 2019년 2월 집행유예가 종료됐지만 이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2년간의 취업제한이 적용됐다. 취업제한은 지난 19일 종료되면서 김 회장도 한화그룹에 공식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재계에선 취업제한이 종료되는만큼 김 회장의 경영 복귀를 예상해 왔다. 핵심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복귀, 그룹 경영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던 전망들이 많았지만 김 회장은 예상과 달리 미등기임원으로 돌아오는 길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이미 그룹 계열사가 이사회 중심의 독립 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데다 회사별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김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앞으로 김 회장은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기보다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선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 부문의 미래 기술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시장 개척을, 한화솔루션에선 그린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 강화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그린에너지 사업을 각각 지원한다. 한화건설에선 세계 건설업체와의 협력·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신성장동력을 찾아 수소 등의 분야에 적극 투자를 단행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김 회장은 현재 경영일선에 배치된 세 아들들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지난해 연말 1년도 채 되지 않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고, 그룹내 핵심인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를 맡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6일엔 방산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도 추천되는 등 한화그룹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차남 김동원 전무도 한화생명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말엔 삼남 김동선 상무보도 한화에너지로 복귀하는 등 김 회장 아들들의 경영 입지가 점차 공고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 회장의 이번 복귀로 한화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세 아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 작업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는 김승회장이 22.6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다. 반면 장남인 김 사장은 4.44%, 차·삼남인 동원·동선씨는 각각 1.67%로 미미한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김 회장의 나이가 70대 임을 감안하면 그룹 복귀에 동시에 승계 작업도 구체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수조원대의 신성장동력 분야 투자가 필요한 한화그룹인만큼 김 회장의 복귀가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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