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건조한 바람 불어 땅 메말라…동해안 지역에 이슬비[내일날씨]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경북에서 산불이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28일 동해안 지역에 추가로 눈이나 비가 내릴 수 있지만 그 양이 적어서 바짝 마른 땅을 이전 상태로 돌리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경북 의성 지역 산불 현장에 투입해 진화 임무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동해안 지역에는 27일에 이어 이날도 눈이나 비가 한 번 더 내리겠다. 찬 북서풍과 동해에서 불어온 바람이 동해안 지형에서 부딪히면서 경북 북동산지와 내륙에 1㎜ 내외로 비가 내리고, 강원도 높은 산지에 1㎝ 내외로 눈이 날릴 수 있다.

다만, 이 눈·비는 강수량이 매우 적어서 산불 진화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해상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도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이)가 적어서 경기 동부나 강원 북쪽 내륙·산지에 아주 약하게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건조한 바람마저 다시 강해지면서 건조특보가 외려 확대 또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낮 12시 기준 경북 9개 시·군과 대구(군위 제외)에 건조 경보가, 강원과 충북, 광주, 전남, 전북 일부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되고 있다. 비가 그친 뒤 이들 지역에는 북서쪽으로부터 순간풍속 최대 10~20m/s로 바람이 불겠다. 산 정상을 넘은 바람은 ‘승온효과’(바람이 산맥을 넘어 하강하면서 기온이 오르는 현상)가 더해져서 동쪽 지역을 더 건조하게 만들겠다.

강풍특보가 발효된 제주도와 일부 경북 내륙에는 순간 최대 시속 70㎞(산지는 시속 90㎞)까지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다.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수도꼭지 입구를 손으로 가리면 물줄기가 강하고 멀게 뿜어져 나가는 것처럼 한반도 상공의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에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이 좁아지면서 전날보다 바람이 거세지겠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도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으니 입산을 자제하고, 쓰레기 소각이나 논밭 태우기를 삼가는 등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아침 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도가량 떨어지겠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0~9도, 낮 최고기온은 9~15도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