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윤' 권성동이 풀어야 할 과제…'탄핵' 발등의 불

김한영 기자I 2024.12.12 17:22:43

12일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탄핵 반대 입장
의총 현장에선 고성 오가…당 갈등 해결 시급
34표는 김태호 行…정치권 "尹 탄핵 가능성 ↑"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주요 멤버였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이변없이 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다만 중립 성향의 김태호 의원에게도 34표가 몰리면서 오는 14일 열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통과와 별개로 국민의힘 내 갈등이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의원이 원내 수장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선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의원은 106표 중 72표라는 압도적 숫자로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검사 출신의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및 대선 승리를 도운 친윤 핵심으로 분류된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첫 원내대표를 맡았다가 5개월 만에 사퇴했고, 2년 3개월 만에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에서 원내대표로 다시 선출됐다.

◇14일 탄핵안 표결 발등의 불

그러나 권 원내대표 앞에 놓은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2차 탄핵안이 표결이 부쳐진다. 앞서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을 채택했지만, 이날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 입장으로 급선회했고 당내 이탈표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선거 투표 직전 정견 발표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강조하며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의총을 열어서 당론을 변경할지 의원들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탄핵 표결 참여 여부를 두고는 “의총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의원들 각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지만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단일대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둘러싸고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는 것은 권 원내대표가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실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분열했고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패했다. 당시 권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이었지만 탄핵 청구인이었던 국회를 대변해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위성을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의 압도적 당선이 친한(친한동훈)계와 관계 악화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의 통합을 바랐다면 (대통령에 대한 자유로운 판단을 내리고 살 길을 찾기 위해) 친한계와 손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 의원과 함께한 72명의 의원은 윤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이야기”라고 풀이했다.

◇탄핵 이후 당 분열 본격화할 듯

탄핵안 표결 이후도 문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권 의원이 탄핵 이후까지 당의 과제를 책임지려고 원내대표를 나간 것으로 보이나 (상황이)쉽게 풀릴 것 같진 않다”며 “탄핵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암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김태호 의원의 득표 수를 주목했다. “대통령의 손을 놓을 때가 됐다”는 김 의원의 말에 공감한 의원이 34명이 넘은 만큼 비윤(비윤석열)계 인사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의원이 34표를 득표했다는 것은 굳이 친한계 확장으로 볼 수는 없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소신껏 행동할 분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사실상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선거 의총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담화를 놓고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지 않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대통령 담화였다”고 평가하자 일부 친윤계 의원들이 “사퇴하라”, “내려와라”고 큰소리를 쳤다. 일부 비속어가 섞인 말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더 험악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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