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가 ICBM 발사" …크렘린궁 "할말 없다"

장영은 기자I 2024.11.21 21:12:14

우크라 "러, 드니프로에 ICBM 등 미사일 공격"
핵탄두 탑재 안 된 것으로 알려져…크렘린궁, 확인 거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군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러시아군이 자국 드니프로 지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처음으로 ICBM이 사용된 것이다.

(사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ICBM이 ‘Kh-101’ 순항 미사일 7발과 함께 우크라이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의 남쪽을 향해 날아왔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ICBM의 타격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발사된 ICBM이 사거리는 5800㎞의 ‘RS-26 루베즈’라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격추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RS-26은 800kg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에서 날아온 미사일 중 6기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나, ICBM을 요격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ICBM을 발사했는지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ICBM 발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군에 연락하기를 추천한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이 지원해준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직후에 이뤄졌다. 전쟁의 양상이 날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9일 새벽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 브랸스크주에 발사한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 중 5발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이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러시아는 같은 날 바로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이 가능하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개정했다.

러시아가 전략무기인 ICBM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핵 교리 개정에 이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정전을 요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휴전이 선포되기 전에 상대국의 영토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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