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합당 방식에 있어서는 이렇다 할 선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양측이 큰 틀에서의 합당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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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관계자도 “안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대표가 위원장 사무실을 직접 찾아 합당을 논의하는 만큼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40여분 이어진 회동을 마치고 이 대표와 안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인수위 건물을 나왔다. 양당 대표는 “수고하셨다”며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회동 결과에 대해 “새로 출범하는 정강정책에 양당의 정신이 녹아들도록 양당에서 3인씩 실무협상단을 뽑고 2인씩 정강정책 협의단을 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통합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양당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공천 심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양당 대표가 만난 이번 회동에서도 합당 방식에 대한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흡수 합당을,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합당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저희가 오늘 공감한 지점은 양당의 철학이 공유되고 시너지를 내는 방식의 합당”이라며 “세간 인식과 다르게 당 대 당이냐, 흡수 합당이냐의 법적인 분류 기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적인 문제보다는 양당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최대한 국민의힘 측에서 국민의당의 사정을 배려하는 것이 대표로서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양당 합당 실무진들도 대표 회동에 배석했다. 국민의힘 측에선 홍철호 전략기획부총장이, 국민의당에선 최연숙 사무총장 대신 이태규 의원이 자리에 함께했다. 큰 틀에서의 합당 필요성에 합의하고 이후 논의할 기구를 마련하는 자리였기에 고용 승계나 당 채무 변제 등 실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 재정이든지 당직자 규모 등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3인간 협의기구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동에서 양당이 합의한 통합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역시 인선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추천 인사 9명은 임명된 반면 국민의당 추천 인사 2명에 대한 인사 의결은 현재 보류됐다.
이에 이 대표는 “저희 측의 사정은 아니었다. 특정 인사에 대한 비토(거부권)는 전혀 아니었다”며 “혼란이 정리되면 최고위에서 바로 의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