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은 25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전날 이란과의 거래를 끊지 않는 나라에 새 제재를 물리겠다는 ‘경제적 추방 작전’을 발표하면서, 정작 작전의 성패를 좌우할 나라인 중국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을 이 작전에 끌어들이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게 CNN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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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오랫동안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이었다.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대부분을 사들여왔고 지난해 그 규모만 수백억달러(수십조원)로 추산된다. 개전 6개월이 다 되도록 물러서지 않는 이란을 굴복시키려면 중국을 끌어들여야 하지만, 이는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다.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정면으로 거부해왔고, 이란이나 러시아 같은 상대와 정상적으로 무역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미국이 양쪽 모두에 타격을 주는 전면적 경제 충돌을 감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발했다. 린젠 대변인은 “경제 전쟁과 최대 압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긴장과 갈등을 키우고 파급 위험을 낳으며 세계 경제·금융 질서를 흔들 뿐”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앞으로를 ‘조용한 외교’의 시기라고 표현했다. 이란의 경제 파트너들에게 비공개로 최후통첩을 보내겠다는 뜻이다. 자오룽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국제전략안보연구소장은 “중국은 자국 기업이 제3국과 무엇을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지를 워싱턴이 정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의 2차 제재가 중국과 제3국의 상거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선례가 남는다”고 말했다. 2차 제재는 제재 대상국과 거래한 제3국 기업까지 함께 처벌하는 방식이다.
달러망 밖에서 도는 원유…압박 지점은 국유기업
중국은 달러 결제망과 제재로부터 애초에 차단된 경로로 이란산 원유를 들여온다. ‘티팟’으로 불리는 민간 소형 정유사가 제재 대상 원유를 사들여 처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항만과 금융기관, 유조선도 국제 금융망에 노출되지 않도록 짜여 있다. 트럼프 1기가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며 제재를 되살린 이후 중국은 이 구매를 공식 통계에 잡지 않고 있다.
그래도 압박 지점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맥스 마이즐리시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들 업체의 지분을 거슬러 올라가면 상당수가 달러 시스템에 깊이 얽힌 중국 대형 국유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속해 있다”며 “자회사를 제재하면 모회사가 제재 대상을 지원했다는 판정을 피하려 지분을 털어내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올해 초 이란 관련 거래를 문제 삼아 중국 은행 두 곳에 경고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에도 제재를 따르지 않는 중국 은행과 해운사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누구도 제재를 면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이 변수
시점은 미국에 불리하다. 다음달 시 주석의 방미가 예정돼 있다. 11년 만의 국빈 방문으로, 양국은 이 자리에서 올가을 만료되는 관세 휴전을 연장하는 문제를 논의할 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시 주석과 만났을 때 이란 문제로 어떤 호의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미국이 전쟁을 끝내는 데 다급하다는 신호로 읽을 공산이 크다.
중국이 쥔 지렛대도 만만치 않다. 전략 자원인 희토류의 세계 공급을 사실상 틀어쥐고 있어서다. 미국이 대규모 제재를 예고했다가 물러선 전례도 여러 차례다. 쑨청하오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워싱턴이 대형 중국 은행을 제재하는 선을 넘으면 베이징은 거의 확실히 대응할 것이고 정상회담 분위기는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며, 회담 성격이 “안정 관리에서 피해 수습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중국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해온 제재에 협조하는 모습은 피하면서도 원유 구매를 조용히 줄이거나 이란에 자제를 촉구하는 우회로는 열려 있다. 실제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시 주석은 전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만난 뒤 낸 공동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 통항” 회복과 분쟁의 “포괄적 해결”을 촉구했다. 먀오더위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지난주 베이징에서 이란 당국자들을 만나 “평화회담 추진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 중재자로 나서는 데는 신중하다. 자오 소장은 지역 평화 회복을 위한 미국과의 협력이 “‘트럼프에게 호의를 베푸는 일’로 축소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위기를 끝내는 데 기여할 뜻은 있지만, 워싱턴의 최대압박 전략의 도구가 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