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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창작의 민주화 이끌 도구"… 웹툰 제작 패러다임 바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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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6.04.24 14:02:53

1인 작가, AI로 대형 스튜디오와 경쟁… 제작·유통 전 과정 혁신
구글 "기술은 보완재일 뿐, 스토리텔링 핵심 가치 인간의 영역"
신스ID 등 기술적 신뢰 바탕으로 창작자 저작권 보호·상생 모색

(구글 AI 생성 이미지)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인공지능(AI)이 웹툰 산업의 생애주기를 뒤흔들며 창작의 민주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스튜디오 시스템에 맞서 1인 창작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보완재로 부상하면서, 단순 노동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IP융복합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AI와 K-콘텐츠 상생을 위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웹툰 작가들과 구글은 AI 기술이 웹툰 창작 현장에 가져올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P 생애주기 재편하는 AI…“번아웃 해소하고 생산성 극대화”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 회장은 AI가 단순히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 도구를 넘어, IP(지식재산권)의 전체 생애주기를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AI는 이제 IP의 생애주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제작 단계에서는 효율성을 극대화해 생산성을 높여주고, 유통 단계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추천과 개인화 서비스로 정밀한 타기팅을 가능하게 한다”며 “이를 통해 소비가 다시 창작으로 이어지는 견고한 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 회장은 “하나의 원천 IP를 AI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구현하고 소비자 반응에 맞춰 실시간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이제 IP는 더 이상 고정된 창작물에 머물지 않고 산업별로 맞춤형 확장이 가능한 유기적인 존재가 될 것이며, 이것이 곧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회장은 AI를 통한 창작의 민주화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1인 작가들은 10~20명 규모의 기업형 스튜디오가 쏟아내는 물량 공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이제 AI를 활용해 그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주 7일 중 6일을 일하는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그로 인한 고질적인 번아웃 문제를 해결할 효율적 개선 방향을 AI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토리텔링이 핵심”…인간의 재능과 AI의 시너지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부사장은 AI가 인간의 고유 영역인 스토리텔링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터너 부사장은 “한국 웹툰의 심장부에 와보니 스토리텔링이 곧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낀다. 스토리텔링이야말로 웹툰의 정수이자 IP의 보고”라며 “AI는 스토리텔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비전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하도록 도와주는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 회장(사진 왼쪽)과 주동근 작가(사진 오른쪽)가 24일 AI와 K-콘텐츠 상생을 위한 미디어 간담회 후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부사장에게 각각 초상화와 책을 선물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구글코리아)
터너 부사장은 창작 도구로서의 AI 효용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그는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느꼈던 인간적인 고뇌나 보편적 감수성은 결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다만 작가의 비전을 영상화하거나 CGI를 입히고, 글로벌 배포를 위해 홍보하는 과정에는 막대한 자본과 투자가 필요한데 AI가 이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 “부산에 있는 어떤 아티스트가 훌륭한 이야기를 갖고 있어도 이를 현실화할 자원이 부족할 수 있지만, AI가 있다면 막대한 자본 없이도 자신의 스토리를 전 세계에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며 AI가 창작의 장벽을 낮추는 핵심 툴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프린스의 기타나 제니의 마이크를 누구나 살 수 있지만 그들의 재능을 재현할 수 없듯, 결국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이 가진 재능이며 AI는 그 재능이 어깨를 겨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유명한 주동근 작가는 AI를 ‘길들여야 할 파트너’로 정의하며 창작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했다. 주 작가는 “과거 출판 만화가 지고 웹툰이 떠오르던 격변기에도 기성 작가들과 웹툰 작가들 사이의 충돌과 편견이 있었다”며 “지금도 AI로 작업하는 것에 대해 ‘웹툰 작가 아무나 하네’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이 나서 건드리지 못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흐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AI가 1인 디렉팅 체제의 구원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 작가는 “현재 많은 웹툰 제작사가 노동력으로 인력을 채워 작품을 찍어내듯 만들고 있는데, 나처럼 혼자 모든 것을 디렉팅하는 작가들에게 AI는 엄청난 인력을 대체해 주는 존재”라며 “스토리텔링에만 집중하고 부가적인 부분을 AI가 도와준다면 1주일의 효율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주 작가는 최근 가상의 군부대를 설정하며 AI를 활용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처음에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왔지만, 명령어를 구체화하며 훈련시키다 보니 제법 그럴듯한 앰블럼을 만들어냈다”며 “결국 AI를 어떻게 명령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이며, 저 역시 저만의 파트너를 훈련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작품 중 퀄리티가 아쉬웠던 부분을 AI로 보강하거나 독립적으로 영상화하는 등 창작 무대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적 신뢰와 저작권 보호…상생 가이드 마련 시급

AI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기술적 신뢰’와 ‘창작자 권리 보호’가 꼽혔다. 서범강 회장은 “AI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작가들이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필체, 스타일 등)을 AI에 학습시킬 때 이것이 무단으로 유출되거나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보안화’와 ‘개인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는 기술과 IP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창작자들을 지키는 울타리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구글은 이에 대한 기술적 해법으로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인 ‘신스ID(SynthID)’를 제시했다. 터너 부사장은 “AI 생성물에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서명을 남기는 신스ID를 통해 사용자는 해당 콘텐츠가 순수 창작물인지, AI 생성물인지, 혹은 딥페이크인지 쉽게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의 파워라는 것은 툴로서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고, 결국은 인간이 내는 목소리를 보호해야 한다”며 “크리에이터의 목소리를 보호하면서 AI 툴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야만 진정한 저력을 확인하고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측면에서 웹툰 사업과 앞으로 협력하면서 구글이 가진 모든 제품에 이런 점을 반영해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나 예술적 감성을 표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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