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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식인데 일반주주는 ‘2등 시민’”…운용사들, 법안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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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6.09.30 15: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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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18곳 기자회견 “의무공개매수 고쳐야”
“선행매수로 주주 차별…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본회의 처리 보류 촉구…“차라리 도입 말아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의무공개매수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를 1등 시민과 2등 시민으로 차별하는 제도입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같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보유 주식을 전부 팔 수 있고 누군가는 일부만 팔 수 있다면 오랜 시간 어렵게 쌓아 올린 주주 보호의 성과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의무공개매수제도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의무공개매수제도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30일 의무공개매수제도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두고 공개 반발에 나섰다. 지배주주는 보유 지분 전량을 먼저 팔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는 일부만 매각할 수 있는 현행 정무위원회안이 주주 간 차별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매각 기회를 제공한다는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하는 것은 물론, 일반주주 지분의 할인 구조를 굳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선행매수 땐 일반주주 매각 기회 제한

라이프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무위안의 10월 1일 본회의 처리를 보류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일반주주에게도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지분을 매각하는 반면 일반주주는 같은 조건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던 문제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현재 정무위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등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장외에서 매수한 뒤 전체 지분이 ‘50%+1주’에 미달하면 부족한 물량만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하면 된다. 운용사들이 문제 삼는 대목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일 수 있도록 한 ‘선행매수’다.

예컨대 지배주주가 지분 40%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는 지배주주의 지분 40%를 먼저 산 뒤 일반주주가 보유한 나머지 60% 가운데 10%+1주만 공개매수하면 된다. 일반주주 전원이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각자 보유 주식의 약 6분의 1만 팔 수 있는 셈이다.

실제 국내 상장사의 지분 구조에서는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코스피200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배주주의 평균 지분율은 약 44%였다. 인수자가 이 지분을 먼저 사들이면 ‘50%+1주’를 채우기 위해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해야 할 물량은 약 6%에 불과하다.

지배주주 지분율이 이미 50%를 넘는 기업이라면 선행매수만으로 기준을 충족해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2015년 이후 상장사 M&A 35건을 분석한 결과 15건(약 43%)은 지배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이었다. 이 대표는 “이런 경우 일반주주는 법이 도입된 이후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구경도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M&A 위축” 반론에…“비례매수가 대안”

운용사들은 대안으로 지배주주도 일반주주와 함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하는 ‘비례적 공개매수’를 제시했다. 50%+1주라는 총매수 물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같은 가격에 같은 비율로 주식을 팔도록 하자는 것이다. 인수자가 매입해야 할 전체 물량은 늘어나지 않아 M&A 자금 부담을 키우지 않으면서 주주 간 매각 기회 차별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지배주주가 지분 전량을 현금화하지 못하면 M&A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50%+1주는 최소한의 기준이지 강제가 아니다”라며 “지배주주가 지분을 모두 팔고 싶다면 M&A 협상 과정에서 100% 공개매수를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지배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사적으로 매각하는데 왜 일반주주까지 보호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지배권 변경은 일반주주가 사전에 알거나 선택할 수 없는 사안이고 새로운 지배주주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때 최소한 지배주주가 지분을 판 것과 같은 가격에 일반주주도 엑시트할 권리를 주자는 것이 의무공개매수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지배주주의 한 주와 일반주주의 한 주에 사실상 두 개의 가격이 존재하는 이중 가격 구조”라며 “현행안이 그대로 도입되면 이 구조가 오히려 시장의 기준으로 굳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충분히 보완되기 전까지는 도입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 주요국은 의무공개매수제도에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홍콩, 싱가포르 등은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대신 잔여주식 전부에 매수 제안을 하도록 한다. 반면 일본은 부분 공개매수를 허용하되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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