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00일]"아직도 진행형"…`2차 대유행` 대비 태세

이지현 기자I 2020.04.27 17:32:52

1월20일 中여행객 국내 첫 확진, 2월18일 31번 환자 확인
생활치료센터 감염병전담병원 축소…대유행시 탄력운영
황금연휴 나들이객 몰려…생활방역 터닝포인트 될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국민들과 의료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100일에 대해 이같이 한 줄로 평가했다. 모든 공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며 여전히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중대 변곡점 두 가지

지난 1월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국내 첫 확진자로 보고된 이후 이날까지 100일간 누적 환자는 1만738명이다. 당초 중국입국자와 접촉자 중심으로 서울과 경기, 광주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명칭도 `신종폐렴` 또는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그러다 2월18일 31번 환자가 나오며 상황은 달라졌다. 신천지교회(5212명), 청도대남병원(120명 등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잇따른 슈퍼전파사건이 확인됐고 하루 수백명씩 환자가 쏟아졌다.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격리환자가 국내 첫번째 코로나19 사망자로 기록된 이후 현재까지 243명이 숨졌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며 신규 환자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일평균 신규 확진환자는 지난 12~18일 하루 평균 25명씩 발생했으나 19~25일 9.3명으로 줄었다. 격리치료 중인 환자들도 8000여명에서 1700명대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비교적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매일 회의를 하고 점검을 해왔고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 국민의 이해와 참여가 있었기에 이 상황까지 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세계에서 대유행하며 289만3894명이 감염됐고 20만5445명이 숨졌다. 환자가 늘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서는 환자가 차츰 줄고 있지만 브라질 등에서는 뒤늦게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확인된 환자 중에도 유럽과 미주 지역 외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에서 유입된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전 세계 확산세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주 확진자 175명 가운데 3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주에는 65명 확진자 중 6명으로 증가했다. 대구 제이미주병원 196명, 의정부성모병원 72명, 경북 예천 40명 등과 같은 집단감염 사례도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경북 포항 해병대 입소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확진자의 지인이 이날 확진되는 등 2차 전파가 확인됐다. 대구확진자가 입대 전 부산 클럽과 주점, 횟집 등을 누빈 것으로 알려져 대구와 부산에서의 재유행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철쭉동산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생활방역 계속…코로나19 대응 시스템 정비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길게는 2년 정도까지 코로나19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일상적인 사회경제 활동을 하면서도 동시에 코로나19의 감염예방과 차단을 병행하는 `지속 가능한 생활 속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2개 정부부처에서 31개 분야에 대해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 전담병원도 탄력 운영키로 했다. 중앙정부 생활치료센터는 4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운영을 축소하고 감염병 전담병원은 7500여개 병상에서 1500~2300여개 병상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해외입국환자 치료센터는 해외환자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의 감염확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약 300실 규모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대구·경북지역의 집단면역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항체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무증상이나 경증 감염자가 어느 정도 있었고 또 면역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확인해 추가 감염 위험이나 앞으로 어떻게 감염이 확산할 지 등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지역사회 감염이 광범위하게 일어났던 미국 뉴욕이나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에서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항체검사를 시행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감염병 발생규모와 집단발병 여부, 원인불명 사례 발생 등을 본 뒤 생활 속 방역 이행 가능성과 등교 개학 가능성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집단감염을 막기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력한 실천은 개인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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