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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에 대해선 의원들간 뜻을 모으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대표는 “의총에서 난상토론이 있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제안에 대해선 대체로 뜻이 모아졌지만, 세 번째 제안(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서 계속 의견을 들어보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친한계 의원들 18명과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계엄 무효를 위한 ‘해제안 표결’에 나선 바 있다. 이번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친윤계의 반대가 있어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사실상 탈당 요구를 철회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의원총회에서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대통령 탈당에 대해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친한계 한 의원은 “(당 일원으로) 같이 가려면 (대통령과 잡은) 손을 놓아야 하고,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한 대표 말을 믿고 따라야 하고, 리더를 중심으로 뭉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21명의 당협위원장도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우리는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이 탈당을 거부할 경우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출당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친윤계는 윤 대통령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도 불참했듯이 탈당을 놓고도 친한계와 다른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 국민의힘 상당수는 비상계엄 해제안 결의를 위한 본회의 시점에 국회 앞 당사에 있었고, 결국 해제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대통령의 탈당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한 의원은 “당 지도부는 대통령을 빨리 만나서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중도사퇴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면 어쩌느냐”며 탈당에 대해 반대했다. 중립파를 고수하는 한 중진의원도 “탈당하면 대통령과 당이 헤어지게 된다”고 “그러면 레임덕이 빠르게 오고, 사태 수습이 더 어렵게 된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 탈당을 둘러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탄핵정국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예견되고 있어 친한계와 친윤계간 대립은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 6당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과 관련해서도 계파간 서로 다른 기류가 감지고 있어 파열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윤계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무슨 탄핵을 얘기하느냐”며 “탄핵은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반면 친한계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유·무형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탄핵 절차도 검토하느냐”는 취지의 사회자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 탄핵 각오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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