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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 ‘제재 불복’ 줄소송…금융위 방어비 4년 만에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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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09.09 17: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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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2027년 소송 수행 비용 16억원 편성
올해 대비 5억 증액…사업 신설 4년 만에 약 4배
행정소송 매년 증가…패소·소송 장기화 부담도 커져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등과 벌이는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책정한 예산이 4년 만에 4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융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이 빠르게 늘면서 복잡하고 규모가 큰 금융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도 덩달아 늘리는 모습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9일 이데일리가 확보한 금융위의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금융위 ‘소송 수행 비용’은 16억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본예산 11억원보다 5억원(45.5%) 늘어난 규모다.

금융위의 소송 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 관련 소송이 고도의 금융·회계 지식과 행정소송 전문성을 요구하고 쟁점도 복잡해 일반적인 행정소송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소송 수행 비용을 별도 사업으로 신설해 4억2500만원을 처음 편성했다. 이후 사업 예산은 2024년 8억원, 2025년 9억원, 올해 11억원으로 늘었다. 내년 정부안 16억원이 국회 심사를 거쳐 확정되면 2023년과 비교해 3.8배 수준으로 불어난다.

실제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되는 행정소송은 빠르게 늘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 행정소송 접수 건수는 2021년 35건에서 2022년 34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3년 66건으로 뛰었다. 이후 2024년 84건, 지난해에는 100건까지 늘었다. 4년 만에 약 2.9배로 증가한 셈이다. 행정심판과 국가소송, 헌법재판 등을 포함하면 금융위가 대응해야 하는 사건은 더 많다. 지난해 접수된 사건은 행정소송 100건을 비롯해 행정심판 26건, 국가소송 2건, 헌법재판 5건 등 총 133건에 달했다. 집행정지·위헌심판제청신청·문서제출명령신청 등 기타소송도 45건이었다.

소송 건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금융·회계 등 전문성이 필요한 소송이 늘고 금융회사들의 법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개별 사건에 들어가는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회사와 대기업 등은 하나의 사건에 수십억~수백억원 수준의 선임료를 지출하기도 한다. 금융위는 소송대리인 선임료를 건당 1000만원 수준으로 책정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금융회사 등이 투입하는 비용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실제 지급하는 선임료는 1000만원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 제재에 불복해 금융회사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당국이 패소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파생결합증권(DLS) 판매와 관련해 금융위가 각각 부과한 12억2300만원, 9억1900만원의 과징금 취소소송에서 1심에 이어 지난 7월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금융위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소송이 장기화할수록 대응에 들어가는 비용도 누적될 수밖에 없다. 특히 패소 사례가 이어지면 금융위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패소할 경우 자체 소송대리인 선임 비용뿐 아니라 판결에 따라 상대방의 소송비용도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한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등의 적극적인 권리구제 행사로 중요 금융소송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사회적 관심도 높은 대형 소송을 중심으로 내실 있는 소송 대응을 위해 소송예산 증액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내년도 소송 수행 비용은 향후 국회 정무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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