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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때 금 가고 트럼프때 쪼개졌다… 美 두동강낸 '분열'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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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겸 기자I 2020.11.03 23:14:57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분열된 美 사회
트럼프·바이든 지지자 80% "상대후보 지지 친구 없어"
"10년 전 오바마케어 강행한 민주당이 싹 틔워" 분석도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바이든 후보를 변기통에 내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대통령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당선인을 배출하고 마무리된다고 해도 미 사회의 분열은 해소되기는 커녕 더 격화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4년 전 아웃사이더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양분된 친(親)트럼프·반(反)트럼프 진영 갈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지면서 이제는 치유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 사회의 분열이 가시화한 건 트럼프 정부 때이지만 그 조짐은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갈등의 골 깊어진 美 유권자들

“트럼프에게 투표하면 당신은 더는 내 어머니가 아니다.”

미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미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는 40대 여성에게 20대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평생 민주당원으로 살아온 그의 어머니가 이번 선거에서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친 트럼프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열성 지지자 5명씩을 인터뷰한 결과를 보면,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가족·친구 등과의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고 답변했다.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인종차별 세력을 치켜세우는 언행 등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유권자들 사이를 갈라놓았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지지자 중 80% 반대편 후보를 지지하는 친구가 거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지난 9월 퓨리서치센터 보고서 내용과 맥락을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친 트럼프·반 트럼프로 양분된 미국 사회가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회복할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제이미 살 로체스터 행동의학센터 심리치료사는 “불행히도 갈라진 국민들을 치유하는 게 대통령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오바마케어에 찬성하는 지지자들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설치된 판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
분열된 美사회, ‘오바마케어’ 강행이 원인?

일각에선 미국 사회의 분열 조짐이 이미 오바마 전 행정부 때부터 태동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의회에 정통한 나카바야시 미에코 와세다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전 정부 때인 2010년 민주당이 단순 과반으로 통과시킨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를 언급하며 분열된 미국 사회의 원인은 “상대편의 찬성도 얻어야 심의를 통과하는 미 의회의 전통이 깨진 탓”이라고 꼬집었다.

전통적으로 미 상원은 예산을 심의할 때 전체 100석 가운데 60표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 문제를 단순히 과반수로 결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상대 당에서도 찬성표를 얻어야 예산을 통과시킬 수 있는 미 의회의 규칙에 힘입어 그동안 미국의 정책은 중도적 성격을 띠는 효과를 봤었다는 게 나카바야시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시 58석으로 상원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은 ‘부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공화당 반발에 번번이 가로막히자, 단순 과반수 51표 가결방식인 화해조정(reconciliation)을 통해 오바마케어를 밀어붙였다.

미 의회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이후 미국 정치에서 합의의 전통이 깨졌다는 것이다. 나카바야시 교수는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법안을 밀어붙이며 유권자 간 분열이 일어났고, 미 의회는 합의와 타협을 경시하면서 갈등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나카야바시 교수는 “여전히 미국에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이나 싱크탱크, 비영리조직(NPO)등 의회에 경종을 울리는 기관의 존재감이 크다”며 “합의 규율을 찾아가는 토양이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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