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살게 없네”…中 최대 쇼핑 축제에도 잠잠한 분위기

이명철 기자I 2024.11.01 17:26:36

11월 11일 광군제 앞두고 전자상거래 프로모션 시작
길어진 행사 기간에 피로도, 경기 침체에 관심도 낮아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11월 11일)를 앞두고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판촉 행사에 나섰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는 알리바바 같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특수이자 중국 소비 활성화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가 생활화되고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소비자들도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충칭 지역 쇼핑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1월 11일 광군제는 당초 독신 남녀들을 위한 기념일이었으나 이때를 기점으로 다양한 할인 행사가 펼쳐지면서 최대 쇼핑 시즌으로 자리 잡았다.

통상 광군제 행사는 약 2주 전부터 시작하는데 올해는 일찌감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마케팅에 들어간 상태다. 숏폼 플랫폼이자 제품 판매도 함께 하는 더우인(틱톡의 중국명)은 지난달 8일 마케팅을 시작했고 타오바오, 징둥닷컴, 핀둬둬 등도 같은달 14일 프로모션에 나섰다.

하지만 길어지는 프로모션 기간에 피로도를 호소하는 상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11월 11일 광군제를 앞두고 프로모션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둔감해지고 판매업체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광군제 프로모션에 참여하고 있는 한 판매업자를 인용해 “올해 광군제가 10월 14일에 시작했는데 내년에는 10월 1일에 시작할 수도 있다. 결국 쇼핑 축제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광군제를 여러 번 겪어본 소비자들도 둔감한 반응이다. 대규모 할인 판매에 달려들기보다는 평소 사야하는 생필품 등 위주로 구매 목록을 만들어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광군제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한 소비자는 제일재경 인터뷰에서 “스킨케어 제품, 목욕용품, 생활용품, 애견 사료 등을 프로모션에서 구입했다”며 “평소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지난해 사뒀던 물품들이 아직 남아 있고 업무가 바쁜 탓에 올해 광군제는 관심을 갖지 못했다”며 “원래 광군제에 참여한 적 없는 사람들은 올해도 특별히 쇼핑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군제의 파급 효과도 떨어진 편이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매년 광군제가 끝나고 나면 행사 기간 중 매출액을 공개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코로나 사태가 지난 후 2022년과 지난해 모두 매출액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할인 행사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만 전했을 뿐이다.

한편 올해는 소비 진작의 해로 삼고 헌 제품을 새것으로 교환할 때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 등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는 광군제를 기점으로 소비 진작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에 광군제가 포함된 11월 소비 지표 등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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