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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신감·숨죽인 김정은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에서 리셴룽 총리와 오찬을 하며 “매우 흥미롭고 잘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에도 “매우 좋다(very good)”이라고 거듭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내일 아주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며 “아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들뜬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기로운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에 임하는 자신감과 함께 북한에 대한 간접적 엄포도 놓았다. 완전한 비핵화가 수용되지 않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는 신호를 남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게 김정은 위원장은 외부 일정을 자제한 채 숙소에서 줄곧 머물렀다. 통상 지도자들이 정상회담 하루 전에 여장을 푸는 것을 감안하면 이틀 전에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이 별도의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숙소에서 참모들과 마지막까지 회담 준비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측 실무인사들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대표로 하는 실무단을 미국측 인사들과 오전 오후에 나눠 회동했다. 리용호 외무상,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의 모습도 감지됐다. 이들의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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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실무회담..최종 조율 이를까
북·미는 판문점에 이어 싱가포르까지 모두 7차례 실무협상을 가졌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에도 오전과 오후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부상이 거듭 만나며 최종 합의문 조율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북한 측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미국국장 대행이, 미국 측에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반도담당관과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배석했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께부터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진행된 실무협상은 2시간 가량 진행된 가운데 오전 일정을 마쳤고 각자 점심식사 뒤 오후 2시 40분부터 오후 회담을 시작해 3시간 가량 대화했다. 회담 전후 김 대사와 최 부상 모두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면서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오전 실무협상이 마무리된 뒤 트위터를 통해 현장 사진을 두 장 게재하면서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북한 외무성이 만나면서 오늘 싱가포르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만남들이 있었다”고 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메리어트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백악관 출입기자 상대 브리핑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며 “북한과의 대화가 매우 빨리 진전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할 때에는 안전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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