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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종료 이후 고려아연 주가가 뜨거울 것으로는 어느 정도 예측됐다. 공개매수 청약률 결과와는 별개로 최 회장과 MBK·영풍 연합 그 어느 쪽도 확실한 과반을 차지하긴 어려워 양측이 지분 장내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측은 이르면 25일, 늦어도 28일께 공개매수 청약률을 공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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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경우 양측 지분 격차는 줄어들지만 MBK·영풍의 의결권 지배력은 과반에 가까워진다. MBK·영풍이 소수 지분만 추가 확보하더라도 승부의 추가 확 기울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 측은 내심 공개매수 청약률이 낮은 것을 기대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MBK·영풍은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임시 주주총회 소집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MBK 고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결과를 지켜본 뒤 임시 주총 소집 절차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공개매수 청약률이 낮아 MBK·영풍의 의결권 지배력이 과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초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MBK·영풍 입장에선 확실하게 의결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지분 7.83%를 보유한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기권을 할지, 아니면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알 수 없는 상태라 더욱이 무리수를 던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고려아연은 추가 우호세력을 확보할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게 된다. 공개매수 종료 전 기준 지분 격차가 4.48%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고려아연은 이 차이를 메워줄 우호세력을 확보해야만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확실한 의결권 과반을 차지하지 못 할 경우 경영권 분쟁은 예상보다 더 오래 진행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