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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주요 디지털자산 사업자들이 수익형 예치 프로그램, 마진 및 담보 대출, 파생상품, 토큰 발행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기능은 전통 은행이나 증권사가 수행해 온 금융중개 활동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핵심은 자산 운용 구조다. 거래소는 이용자로부터 가상자산을 예치받아 이를 대출, 시장조성, 투자 등에 활용하고, 그 수익 일부를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예금을 받아 대출을 내주는 은행의 전통적인 금융중개 구조와 유사하다는 것이 BIS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규제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많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자본 규제나 유동성 규제 등 건전성 기준을 적용받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으며, 전통 은행이 받는 예금보호나 중앙은행 유동성 지원 같은 안전장치도 부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안정위원회(FSB) 조사 결과, 참여한 28개 국가 중 11개(39%)만 금융안정성을 다루는 최종 규제 프레임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출·차용 활동을 규제 범위에 포함시킨 국가는 2개에 불과하고, 투자상품 규제도 3개 국가만 시행 중이다. BIS는 이를 두고 “전통 금융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규제는 미비한 그림자 금융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구조는 시장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고객 자산을 단기 인출 가능 형태로 받아 장기 투자나 대출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규모 인출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은 과거 주요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파산 사례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2022년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Celsius)는 고객 자산을 예치 형태로 받아 고위험 투자와 대출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부족이 발생했고, 대규모 인출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파산에 이르렀다.
BIS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지배 구조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상위 10개 거래소가 글로벌 거래량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바이낸스 하나가 중앙화 거래소 현물 거래의 약 39%를 차지하는 등 시장 집중도가 매우 높다. 상위 5개 거래소는 약 2억~2억3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한 두 기관의 시스템 부실이 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BIS는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포괄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상자산 사업자 규제 방식으로 기관 단위 규제와 행위 단위 규제를 병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관 단위 규제는 거래소나 플랫폼 전체를 하나의 금융기관처럼 보고 자본·유동성 규제,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체계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행위 단위 규제는 대출, 예치, 파생상품 거래 등 개별 서비스별로 위험 수준에 맞는 규제를 적용하는 접근이다.
BIS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거래·대출·투자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만큼, 특정 기능만 따로 규제할 경우 전체 리스크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기관 단위 규제만으로는 개별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방식을 결합해야 효과적인 규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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