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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드 예술감독과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연주자를 계속 초대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프롬스는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전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며 “한국을 포함해 비상하는 아시아 연주자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임윤찬에 대해선 “가끔 정말로 독보적인 음악가가 등장하는데 임윤찬이 그런 연주자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최고의 연주자와 함께 만들어내는 모두를 위한 클래식 축제 BBC 프롬스를 오는 12월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롯데문화재단은 BBC 프롬스와의 협업을 통해 오는 12월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BBC 프롬스 코리아’를 개최한다. 피카드 예술감독도 이번 축제에 참여한다. 그는 “BBC 프롬스 코리아도 영국처럼 클래식부터 새로 위촉된 작품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BBC 프롬스는 1895년 음악 기획자인 로버트 뉴먼이 “모든 사람이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있는 축제”로 처음 선보였다. ‘프롬스’라는 명칭의 유래는 좌석 없이 지정된 공간에서 산책하듯 공연을 관람한다는 뜻의 ‘프롬나드 콘서트’(Promenade Concert)다. 클래식이 낯선 관객까지 포용하는 것이 BBC 프롬스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피카드 예술감독 또한 “많은 사람에게 프롬스는 처음으로 클래식 콘서트를 경험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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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특유의 엄숙함 때문이다. 작은 기침 소리도 공연에 방해가 되는데다 악장과 악장 사이 박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피카드 예술감독은 “프롬스에서는 악장 간 박수도 괜찮다”고 말했다. 클래식이 낯선 관객도 부담 없이 축제를 찾아오라는 뜻이다. 피카드 예술감독은 “악장 사이에 박수가 나오는 것은 콘서트에 처음 온 사람이 있다는 신호”라며 “전통을 잘 모르는 이들이 다시 콘서트에 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BBC 프롬스 코리아는 BBC 스코티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라이언 위글스워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등 해외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KBS교향악단과 롯데콘서트홀 ‘2024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한재민, 바리톤 김태한 등 한국 대표 아티스트들도 만날 수 있다. 공연 외에도 BBC 스코티시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키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워크숍, 현대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의 비전을 논의하는 컨퍼런스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개막 공연에선 한국 작곡가 신동훈의 첼로 협주곡 ‘밤의 귀의’를 한재민의 협연으로 아시아 초연한다. 피카드 예술감독은 “신동훈은 영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작곡가”라며 “이번 페스티벌이 그의 작품을 소개할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