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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1월 초 항공사 최초로 면세 혜택을 부여하는 해외 관광비행 상품을 계획했으나, 국토부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연기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1월 초면 해결이 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언제 출시할 수 있을지 미정”이라고 밝혔다.
관관비행은 코로나19로 수익 노선이었던 국제선이 막히고, 국내선은 ‘치킨게임’에 돌입하는 등 사면초가에 빠진 항공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상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어부산(298690)이 지난 10월 항공관광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승무원 실습 상품을 관광비행과 연계해 처음 내놓은 이후 항공사들에게 확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대형공사(FSC) 최초로 대형 항공기인 A380을 이용한 일반인 대상 관광비행을 선보였다. 특히 해당 상품은 비즈니스스위트석 및 비즈니스석으로 구성된 프리미엄석이 예약 오픈 20분 만에 완판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어 제주항공(089590)도 지난 23일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일반인 대상 관광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흥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관광비행이 국내에서 처음 이뤄지는 만큼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란 걱정이다. 국내선은 상공 풍경 외에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관광비행이 처음에는 완판행진을 기록했지만, 이후 출시되는 상품에서는 인기가 식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내선만으로는 상품을 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면세 혜택이 있는 국제선 관광비행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넘어야 할 벽이 높다. 무엇보다 면세 혜택 부여를 결정하는 기획재정부에서 결정에 주저하고 있다. 해외 관광비행이 단지 영공을 넘었다는 것만으로 면세 혜택을 부여해도 되는 지에 대한 내부 갑론을박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면세 혜택이 적용된 국내 관광상품 사례가 있는 데도 주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실제 부산에서는 부산-대마도를 오가는 1박2일 크루즈 상품이 지난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른바 ‘원나잇 크루즈’ 상품은 부산에서 출발해 대마도에 도착하지만, 내리지는 않고 히타카츠항에 일시 정박한 뒤 돌아와 광안대교 인근에서 1박 후 하선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국제여객터미널 및 선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항공업계는 면세 혜택이 적용되는 관광비행은 이미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선례가 없다는 정부의 주장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관광비행은 항공법상 부정기편으로 규정돼 법적인 문제도 없다”며 “자칫 연말 성수기를 놓쳐 다시금 업계의 위기가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내부에서 해외 관광비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선례가 없는 만큼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