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못 펼치고 이런일이"…펜션 참변에 할말 잃은 대성고

황현규 기자I 2018.12.18 17:21:01

급식 조리사 "자식같던 아이들이었다" 눈물
동네 주민들도 "어떻게 이런 일이" 탄식
대성중 "사고 소식에 충격…쾌유와 명복 빌어"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숙박 중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18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성고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매일 보던 아이들이 사고를 당했다니 가슴이 떨려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

18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성고 정문 앞에서 만난 급식 조리사 A씨는 가슴에 손을 올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아마 사고를 당한 학생들 얼굴을 보면 누군지 다 알 것”이라며 “자식 같던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에 말을 잇지 못하겠다”며 눈가를 훔쳤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 인근에 있는 한 펜션에서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이날 대성고 관계자들과 동네 주민들은 슬픈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들은 “다 친구이자 자식같은 아이들이었는데 어쩌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이날 서울 대성고는 취재진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정문과 후문을 봉쇄한 상태다. 그러나 학생들의 사고 소식을 접한 동네주민들과 학부모들은 대성고 교문 앞까지 나와 서성였다. 이날 학교를 찾은 학부모 B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놀란 마음에 학교에 방문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대성고 앞 주택에서 50년간 살았다는 최영규(72)씨는 “대성고는 공부도 잘하고 유명한 학교로 동네 주민으로서 매우 자랑스러웠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너무 참담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대성고와 같은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는 대성중 학생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성중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세현(16)군은 “대성고는 대성중과 똑같은 학교로 봐도 될 정도로 가까운 학교”라며 “상상도 못했던 사고가 발생해 충격적이다. 얼굴은 모르지만 사고를 당한 형들의 쾌유와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대성고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교내 연극동아리와 광고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쯤 강릉시 경포 인근 A펜션에서 수능을 치른 남학생 10명이 숙박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업주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를 당한 대성고 학생들은 개인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하고 강릉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방당국은 자살·타살이 아닌 사고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1층에 있던 해당 펜션 주인이 2층에 묵던 피해 학생들의 소리를 이날 오전 3시까지 들었다고 한다”며 “자살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 은평구 대성고 전경 (사진=황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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