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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말로 예정된 자산매입프로그램을 9개월 연정하고, 내년 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매달 300억유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ECB는 매달 600억유로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ECB는 경기 부양을 위해 단행하던 양적완화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셈이다.
ECB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지금까지 2조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했다. 채권을 사고 현금을 지급하면 시중에 돈이 많아지는 효과를 노린 정책이다. ECB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줄이기 시작하는 ‘테이퍼링’이 시작됐지만, ECB는 양적완화의 규모를 언제든 다시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이날 성명서에서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자산매입프로그램의 규모와 기간을 확대할 수 있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할 경우 내년 9월 이후에도 채권 매입을 진행할 수 있고, 규모도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물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유로존은 여전히 충분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면서 “상당한 규모의 채권을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양적완화 축소나 긴축으로의 전환이 당장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한편, ECB는 이날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현행 -0.40%와 0.25%로 묶는 등 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