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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는 지난해 약 1194만명으로 1200만명 선이 무너졌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줄고 있다. 공개된 사업자 자료에서도 2025년 말 케이블TV 가입자가 약 1173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본업인 방송사업의 수익성은 더 심각하다. 회계를 분리해 방송사업만 따로 분석하면 SO는 최근 수년간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에는 약 1800억원, 지난해에도 1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분석이다. 적자 폭이 줄어든 것 역시 매출 회복보다는 판매관리비 등 비용 절감 영향이 컸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사업실장은 “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라며 “다른 사업에서 수익을 내고 인건비와 경상비를 줄이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면서 SO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산업의 쇠퇴 속도 대비 느린 정책 대응 속도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작년 12월 취임사에서 낡은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했지만 유료방송 분야에서는 여전히 더딘 상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8월에야 유료방송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키고 규제 완화와 디지털·AI 전환 지원, 공정·상생 환경 조성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방미통위는 업계 의견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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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강동완 방미통위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케이블TV가 어렵다는 부분은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며 “사업이 계속되려면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빨리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모아 정책안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규제 개선과 디지털·AI 전환 지원, 사업자 간 공정·상생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월 민관협의체를 열어 업계 의견을 들었고 9월에는 에이스페어를 계기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대표자들의 의견도 별도로 청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가 당장 요구하는 방발기금 부담 완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강 과장은 기금 징수율 인하와 관련해 “정책 연구를 하반기부터 진행하고 있고 12월까지 연구를 마무리한 뒤 징수율 개선 방안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방송사업에서 적자를 내면서도 기금을 부담해야 하는 SO 입장에서는 정책 연구가 끝날 때까지 다시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SO의 방발기금 납부액이 매출 감소에 따라 최근 수년 사이 크게 줄었지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방송사업자가 여전히 기금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OTT와의 규제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통합미디어법 역시 아직 정부 내부 조율 단계다.
강 과장은 “실무적으로 안을 검토해 왔고 위원회 내에서 각 안과 세부 의제를 최종 의결·조율하고 있는 상태”라며 “최대한 빨리 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청사진만이 아니다. 이미 한계기업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규제 완화부터 별도로 떼어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유료방송 전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모든 규제를 한꺼번에 손대기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시장 영향력이 작고 한계 상황에 이른 케이블방송부터 규제 완화를 실행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케이블TV 경영 위기가 심각한 만큼 구체적인 일정과 과제가 담긴 단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별도의 논의체를 구성해 케이블TV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미디어 정책 컨트롤타워 논의도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미디어발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이제는 실제 구성될지 기대하기보다 우려가 커지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지연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강 과장은 “방미통위가 단독으로 주도해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문체부, 과기정통부 등 여러 부처가 함께 논의해야 하고 결국 총리실이 리더십을 가지고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다른 긴급한 현안이 있다 보니 의제 구성이 밀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의 경영 위기를 단순히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자의 퇴출 문제로만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도 정부의 고민이다. 지역채널을 통해 재난방송과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등 케이블TV가 수행해 온 지역성·공공성 때문이다.
김동찬 위원장은 케이블TV 지역방송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공적 책무를 구체화하는 대신 공적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광역 단위의 지상파 재난방송과 달리 케이블TV 지역채널은 생활권 단위의 재난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봤다.
정부도 이런 공적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강 과장은 “케이블이라는 매체 자체가 효율성이 높은 매체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지역방송으로서 지역사회에서 갖는 공적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지역소멸대응기금 등 다른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방미통위가 아니라 산업통상부였으면 벌써 처리 됐을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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