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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개매수 결과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참여했는지 △향후 양측이 얼마나 지분을 확대할지 △장기적으로 양측의 법정 다툼이 어떻게 결론 날지 등이다.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공개매수 참여했을까
현재 최 회장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우호 지분 포함 33.99%로, MBK·영풍 연합(38.47%)보다 4.48%포인트(p) 뒤처져 있다. 만약 고려아연이 이번 공개매수로 목표 물량 20%를 모두 채울 경우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2%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이 17.5%, 베인캐피탈이 2.5%를 나눠 매입하는 형태로 각자 목표 수량 비율대로 안분해 사들이는 구조다. 고려아연은 매입한 주식은 모두 자사주라 의결권이 없지만, 우군으로 합류한 베인캐피탈이 취득하는 2.5%의 지분은 의결권을 가진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많아져 오히려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이 벌어질 시 MBK·영풍 연합에 더욱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결권이 붙은 주식의 모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주식의 의결권 지배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만약 7.83%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표 대결에서 중립을 지킬 경우 MBK·영풍의 의결권 지배력은 48%에 육박할 것으로도 추산된다. 양측의 지분 격차는 줄어들지만 MBK·영풍의 의결권 지배력이 과반을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공개매수 청약률이 크게 밑도는 것을 가장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일부 지분에 대해 공개매수에 응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9월 초만 하더라도 50만원대에 형성됐던 주식을 무려 1주당 89만원에 매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부 물량이라도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수익 실현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도 존재한다.
◇추가 지분 확대 및 법적 다툼 관건
MBK·영풍은 이번 공개매수 종료 후 지배력 확대를 위해 추가 지분 매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장내 매수 등의 방법이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현재 금융감독원 등 정부 당국이 시세조종 혐의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터라 최대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지분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도 마찬가지로 시장에 유통 중인 잔여 지분을 취득과 1.4%의 자사주에 대한 의결권 부활, 그리고 우호 세력 추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에상된다.
양측은 지분 경쟁과 동시에 법적 다툼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23일 MBK·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했던 두 차례의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는지를 신속하게 조사해달라는 취지로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무효 처리될 경우 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확실히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법적 다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 측은 지난 22일 잇따른 가처분 기각과 관련해 “자사주 공개매수의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은 아니다”며 “이는 가처분이 아닌 본안 소송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