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7월 22일 오전 10시13분께 인천시 한 오피스텔 복도에서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 B(38·남)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자신의 여자친구 집에 B씨가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자 몸싸움을 하고 2m 높이의 비상계단에서 그를 밀었다.
계단에 떨어져 머리를 다친 B씨는 2시간 뒤 인천시 부평구 동암역 인근 횡단보도에서 쓰러졌다. 이후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B씨는 사건 발생 10시간 만에 숨졌다.
경찰이 출동한 뒤 B씨는 순찰차를 타고 부평구 택시 승강장에서 내렸고, 이후에는 혼자 택시를 타고 동암역까지 이동했다. 당시 B씨는 병원의 치료를 받으라는 경찰관과 구급대원의 권유를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를 치료한 중환자실 담당 의사는 “피해자는 좌측 머리와 얼굴 부위에 입은 충격으로 뇌가 오른쪽으로 치우쳐졌고 오른쪽 머리 부위에 출혈이 발생했다”며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냈다.
검찰은 A씨의 폭행으로 발생한 뇌출혈로 인해 B씨가 사망했다며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법정에서 “B씨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은 있지만 상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망을 예견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상해 범행 외에는 다른 사망 원인이 없다며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상해 행위 외에는 직접사인인 경막하 출혈을 일으킬 만한 다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상해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병원 치료를 거절하긴 했지만 곧바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해도 반드시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