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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이란전쟁에 대응해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 금리를 올렸다. 지난달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3.8%로 목표치(2%)의 두 배에 육박했지만, 경제는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다. ECB 당국자들은 에너지 충격이 경제 전반에 뿌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이달 추가 인상도 검토했으나, 분기마다 한 번씩 올리는 속도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오는 29일 발표될 이달 결정은 동결이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와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는 건 유가 상승이 물가 전반으로 번질지에 대한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꾸준히 오르는 유가에 주목하고 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직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
라보뱅크의 바스 판헤펜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물가가 임금과 전반적인 가격 결정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며 “ECB가 인상 속도를 높일 필요 없이 12월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망은 어둡다. ECB는 지난 9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0.9%, 내년은 1.4%로, 물가상승률은 각각 3%와 2.5%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으면서 이코노미스트의 3분의 2 이상은 유로존 경제가 9월 기본 전망보다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베를린 국제경영대(ISM)의 데니스 셴 강사는 “헤드라인 물가가 높게 유지될수록 임금·물가·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2차 효과를 무시하기 어려워진다”며 “ECB엔 물가가 목표치를 밑도는 것보다 웃도는 것이 훨씬 큰 중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채권 금리 상승도 변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등은 채권 금리 상승이 경제 성장을 억누르고 에너지 가격이 물가로 옮겨가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주 프랑스 국채 금리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를 찍으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새로운 유로존 부채위기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ECB가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은 ‘전달보호수단’(TPI·특정국 국채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을 때 국채를 사들이는 장치)을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문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응답자의 70%는 어떤 형태의 개입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약 90%는 TPI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다. J.사프라사라신은행의 카르스텐 유니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채권 금리 상승은 세계적인 자본 수요 증가와 여러 국가의 재정 악화로 충분히 설명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ECB가 TPI 사용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구두 개입이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신호, 양적긴축(보유 채권을 만기 때 재투자하지 않고 줄이는 것) 중단 같은 덜 급진적인 조치는 가능하다고 본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글로벌 거시경제 총괄은 “프랑스가 스스로 돕지 않는 한 ECB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ECB가 할 수 있는 건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말하며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추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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