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순간, 향후 5년 안에 골다공증이 생길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숫자로 알 수 있다면 어떨까. 건국대학교병원 박경식 교수팀이 이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는 AI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 갑상선암 환자 5명 중 1명은 5년 내 골다공증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4년 사이 갑상선암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3,089명의 전국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했다. 중앙 추적 기간 4.2년 동안 골다공증 5년 누적 발생률은 21.4%로, 갑상선암 환자 5명 중 1명이 진단 후 5년 안에 골다공증을 경험하는 셈이다.
이렇게 장기적인 뼈 건강 관리가 중요하지만, 지금까지는 누가 고위험군인지 진단 시점에 객관적으로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이번에 개발된 예측 모델을 활용하면 갑상선암 진단 후 2~5년 사이 골다공증이 생길 가능성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위험도를 처음으로 알 수 있게 됐다.
◇ 세 가지 AI 모델 비교, Boruta-Cox가 최고 성능
연구팀은 ▲랜덤생존숲(RSF) ▲보루타-콕스 회귀(Boruta-Cox) ▲라쏘 콕스 회귀(LASSO-Cox) 세 가지 시간-사건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비교했다. 검증 결과, Boruta-Cox 모델이 C-index 0.72(95% CI 0.68~0.75)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혈압, 당뇨 등 복잡한 검사 없이도 진료실에서 쉽게 확인 가능한 주요 임상 변수들만을 활용해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위험 계층화 분석에서 고위험군은 저위험군보다 5년 내 골다공증 위험이 1.71배 높았으며(P<0.001), 세 가지 모델 모두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유의미하게 구분해 냈다. 진단 시점에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골밀도 검사를 줄이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에게는 조기 골밀도 검사와 예방 치료를 집중할 수 있어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가능해진다.
◇ 진료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 계획
연구팀은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다기관 갑상선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모델의 예측 성능과 일반화 가능성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도 평가 도구의 구현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모색하고 있다.
박경식 교수는 “갑상선암 생존자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며 “진료 현장 EMR에 연동하면 갑상선암 진단 시점에서 골다공증 고위험 환자를 자동으로 선별하고 조기에 관리할 수 있는 정밀의료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식 교수는 갑상선암·유방암·부신 종양 수술 및 정밀의료 연구를 두 축으로 15년 이상 활동해 온 외과 종양 전문가로, 기계학습 기반 갑상선암 진단 모델을 포함해 국제 학술지에 56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피인용 2,000여 회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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