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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내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담당 지역 중 대부분에서 9월 한 달간 경제활동에 변동이 없었고, 2개 지역에선 다소 완만(modest)한 성장세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특히 고용은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했고, 과반수 이상의 지역에선 소폭 내지 다소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내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관련 보고서로,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이번 보고서는 내달 6~7일 열리는 11월 FOMC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이날 나온 베이지북은 최근 경기 지표와 대체로 결이 일치한다. 앞서 지난달 말 나온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를 기록, 1%대 후반대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훌쩍 웃돌며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전문가의 우려와 달리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미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엘리자 윙거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베이지북은 기존 데이터보다 미국 경제에 대한 훨씬 더 부드러운 그림을 다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평가에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04%포인트 오른 4.246%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7월 26일 이후 최고치다. 연준 금리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0.045%포인트 상승하면서 4.082%까지 올랐다.
다만 국채금리가 뛴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달 5일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감세로 물가가 오르고, 추가 국채를 발행해야 해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예측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브렌트 슈테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 투자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분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