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 ''레이저티닙'' 미국 임상 승인
한미 ''벨바라페닙'' 돌연변이 차단
| 지난달 31일(현지시각)부터 이달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개발 중인 항암신약의 연구결과들이 대거 소개됐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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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차학술대회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개발 중인 항암신약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은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YH25448)의 임상 1/2상 연구결과를 이번 학회에서 발표했다. 이 약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로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바이오테크에 1조 4000억원에 기술이전됐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을 쓴 환자 중 54%에서 암 크기가 30% 이상 줄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레이저티닙의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에 미국에서 환자 모집이 시작될 예정이다.
한미약품(128940)은 2016년 미국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벨바라페닙’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약은 BRAF, KRAS, NRAS 등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긴 전이성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발표한 벨바라페닙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고형암 환자 135명에게 벨바라페닙을 썼을 때 전체 환자의 11%, NRAS 돌연변이 환자의 44%가 치료 후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진행이 늦춰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의 12%에서 이런 효과가 관찰됐다.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과 또 다른 항암제를 병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오히려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학회에서 유방암 표적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3년 추적결과를 발표했다. 온트루잔트는 지난 3월 온트루잔트를 쓴 환자들의 생존율은 97%로 허셉틴 환자군(93.6%)보다 높았다. 무사건생존율은 온트루잔트 환자군이 92.5%, 허셉틴 환자군은 86.3%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이런 차이가 난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이번 학회장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온트루잔트와 허셉틴이 항체의존적세포독성(ADCC)에서 차이를 보였다. ADCC는 유전자가 과발현되는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면역세포를 작동하는 기전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제조 배치별로 성분 배합이 달라지기 때문에 ADCC에서 차이가 생기게 된다. 회사 측은 “오리지널 약과 동등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생산능력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도 우수한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품질관리도 바이오시밀러의 또다른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신생혈관억제 이중항체 ‘ABL001’의 임상1a의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이 약은 신생혈관생성인자(VEGF)를 억제하는데 기존 VEGF 억제제인 아바스틴과 키람자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약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이번 임상시험에서 투여량을 늘렸음에도 심각한 독성이나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으면서 종양 크기가 커지지 않는 안정 상태를 보인 환자들이 53%에 이르렀다.
바이오벤처인 베르티스는 혈액검사 기반 유방암 조기진단 솔루션 ‘마스토체크’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3가지 단백질을 혈액 내에서 측정하는 것으로 1cc 미만의 혈액으로 유방암을 찾아낼 수 있다.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이번 학회장에서 베르티스는 1129개의 혈액 샘플을 이용해 마스토체크의 유효성을 평가했다.
한편 올해 ASCO는 이달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