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도심 오피스 타운]① 서울 3대 지구 오피스 전수조사 공사비 급증에 건물 리뉴얼 막막 기업은 노후 오피스 피해 강남행 강북 곳곳 공실, 도심 활력 잃어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대형 오피스 빌딩. 한때 유수의 기업들이 입주하며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직장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이 곳은 올해로 준공 40년이 넘었다. 그간 리모델링을 거치지 않았기에 내부는 몹시 낡았고 공간 구조도 상당히 불편하다는 게 입주사들의 불만이다. 40년 방치의 결과 지금은 공실 걱정을 하는 신세가 됐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 빌딩을 소유한 A자산운용사는 최근 고심 끝에 건물 리뉴얼을 결정하고 논의에 들어갔다. 주변에 삐까뻔쩍한 대형 신축 오피스가 속속 들어서면서 입주사 이탈이 늘었기 때문이다. 매각 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도 공실 증가는 자산 가치 평가에 치명적이다. A사 관계자는 “전면 리뉴얼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서서히 망하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인 서울 강북의 주요 오피스 권역이 늙어가고 있다. 치솟은 공사비와 고금리 부담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입주사들은 쾌적한 신축 빌딩만 고집하면서 노후 오피스들의 ‘공실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7일 이데일리가 서울시 건축물대장 표제부 원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도심(종로·중구), 여의도, 강남 등 3대 주요 업무지구 내 중대형 오피스(연면적 1만㎡ 이상) 838개동 중, 준공 50년 이상 노후 건물은 총 35개동으로 집계됐다. 이 중 34개동이 서울에서 가장 먼저 형성된 오피스 타운인 도심업무지구에 집중됐다. 전체 중대형 오피스의 12.6%에 달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향후 10년이다. 종로·중구가 있는 도심지구의 중대형 오피스 269개동 중 40년 이상 된 오피스는 94개동으로 34.9%에 달한다. 10년 내 대수선이 시급한 ‘반 백살’이 되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서울총괄건축가)는 “40년 이상 된 빌딩들이 변화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라며 “노후 오피스 방치로 인한 상권 침체와 도심 활력 저하를 막기 위해 장기적인 도시계획에 따른 개선안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