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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차 바꾸실 때 됐습니다"…S클래스의 조용한 유혹 [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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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08.21 1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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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더 화려하고 똑똑해져 돌아온 '회장님 차'
537마력 V8도 조용하고 매끄럽게…승차감은 '이름값'
AR HUD·자동주차·MBUX 슈퍼스크린 등 첨단 사양 무장
마사지 강도·방향지시등 작동음은 옥에티…실연비 8㎞/ℓ

[영월=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푹신한 좌석에 몸을 기대자 갑자기 회사 경영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실적은 괜찮을지, 박 상무에게 맡긴 프로젝트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물론 기자에게는 경영할 회사도, 휘하에 둔 상무도 없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올라타자 잠시 회장님이 빙의했을 뿐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지난 20일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 580 4MATIC Long’을 몰고 강원 영월 일대 약 80㎞를 달렸다. S-클래스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이른바 ‘회장님 차’로 통했다. 신형 S-클래스 역시 5305㎜에 달하는 차체 길이와 3216㎜의 휠베이스, 호화로운 실내와 빈틈없이 갖춘 편의 기능으로 그 계보를 충실히 이어간다.

강원 영월군 더한옥헤리티지에서 처음 마주한 신형 S-클래스는 뒤편의 한옥과 제법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지구 반대편 독일에서 건너온 최신 플래그십 세단과 한국의 전통 건축물은 얼핏 낯선 조합 같지만, 오랜 시간 축적해온 장인정신과 헤리티지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묘하게 닮아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길게 뻗은 보닛과 완만하게 흐르는 루프라인은 전통적인 대형 세단의 품격을 드러낸다. 전면부에는 S-클래스 최초의 일루미네이티드 그릴과 삼각별을 형상화한 트윈 스타 디지털 라이트로 화려함을 더한다.

지나가는 차 한 대 드문 영월의 한적한 국도, 엑셀러레이터에 힘을 실었다가 흠칫 놀랐다. 체감상 시속 60㎞쯤이겠거니 했는데 속도계는 어느새 100㎞를 가리키고 있었던 것. 실내로 파고드는 엔진음은 희미했고, 몸을 등받이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가속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제원을 보면 그 위력이 납득된다. 3982cc V8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537마력, 최대토크 76.5kgf·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는 단 4.0초면 충분하다.

승차감 역시 S-클래스라는 이름에 걸맞다. 노면의 자잘한 균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은 말끔히 걸러내고 사납게 솟은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흘려보낸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굽잇길에서도 거대한 차체를 안정적으로 붙들어 탑승자의 몸이 크게 쏠리는 일은 드물었다.

주행보조 시스템 인식 상황을 증강현실로 표시하는 HUD (영상=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주행보조 시스템 인식 상황을 증강현실로 표시하는 HUD (영상=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증강현실(AR)을 활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처음 달리는 낯선 도로에서도 진입 방향을 직관적으로 짚어줘 길을 잘못 들 걱정을 덜어준다. 주행 보조 기능을 켜면 앞차 인식 여부와 차선 내 주행 상태도 운전자의 시야에 맞게 직관적으로 표시해준다.

자동주차 기능도 제법 믿음직스럽다. 인식된 주차 공간 중에 원하는 곳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기능을 실행하면 예상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운전대를 돌린다. 어지간한 운전자라면 한 번쯤 망설일 만한 주차공간도 거침없이 파고들어 반듯하게 세운다. 운전기사가 갑자기 휴가를 낸 날에도 회장님이 주차까지 걱정할 일은 없겠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주차하는 자동주차 기능 (영상=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운전자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주차하는 자동주차 기능 (영상=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운전대를 놓고 실내를 찬찬히 둘러보면 S-클래스가 왜 최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불리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두른 데다, 다른 차량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미래적인 장비와 디자인 요소도 곳곳에 심었다.

대시보드에는 여러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유리 패널 아래 연결한 MBUX 슈퍼스크린이 펼쳐진다. 뒷좌석 좌우에도 터치 디스플레이를 마련해 콘텐츠 감상부터 차량 기능 조작까지 지원한다. 운전자뿐 아니라 뒷좌석 승객의 무료함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벤츠의 집념이 엿보인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물론 화려한 장비 사이에도 뜻밖의 옥에 티는 있다. 최고급 세단의 단골 편의 사양인 마사지 기능은 기대보다 강도가 약하다. 장거리 이동 중 뭉친 몸을 시원하게 풀어주길 바랐다면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 있다.

방향지시등 작동음도 다른 차들에 비하면 유난히 작다.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로 음악을 감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차지만, 음량을 조금 높이면 방향지시등 작동음이 묻혀 잘 들리지 않는 딜레마에 빠진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세부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전면 그릴과 전·후면 램프 곳곳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 문양을 반복적으로 배치했다. 브랜드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려는 의도는 분명하지만, 일부 소비자에게는 다소 과한 자기과시로 비칠 법하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연비는 8.0㎞/ℓ였다. 정체 구간 없이 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효율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고 실제로 공인 복합연비도 7.8㎞/ℓ에 그친다. 다만 S 580 구매자가 연료비 절감을 차량 선택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벤츠는 S-클래스를 ‘회장님 차’라고 공식적으로 칭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S-클래스가 ‘회장님 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차별화된 첨단·고급 사양과 이를 탄탄하게 받치는 주행 기본기,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직접 차를 살펴본 회장님이라면 ‘슬슬 차 바꿀 때 됐나’ 고민에 빠질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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