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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간호학과를 가진 대학·전문대학은 200개를 넘어설 정도로 늘어났다. 학과가 늘어나면서 간호대 입학정원도 매년 증가했다. 간호학과 정원은 2021년 2만 1443명(정원외 포함 2만 7129명)에서 2025년 2만 4560명(3만324명)으로 늘었다.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재학생 수 34만 777명 대비 8.8%에 달한다. 학령인구 대비 8% 이상이 간호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원 증가에 따라 연간 배출되는 간호사 수 또한 함께 증가했는데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 면허 취득자는 2008년 1만 1333명에서 2025년 2만 3760명으로 17년 만에 약 2.1배 증가했다.
간호학과와 간호대생은 늘어났지만 실습병원 숫자는 거의 그대로다. 간호학과 중 의대와 수련병원을 함께 가진 대학은 40곳에 불과하다. 실습협약을 맺을 수 있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숫자 또한 200곳에 못 미친다. 간호학과 실습기관으로 인정받으려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거나 300병상 이하 의료기관 중 독립된 간호부서를 갖추고 있는 병원이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갖춘 병원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 더해 취업 간호사 수가 포화 상태가 임박했다는 징조도 보인다. 최근 대한간호협회가 작성한 ‘전국 간호대학 입학정원 및 요양기관 활동 간호사 현황’ 자료를 보면 병원급 이상(요양병원 제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2022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됐다. 2021년 전년대비 1만 5305명이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1만 2354명으로 둔화했고 2023년에는 1만 2280명으로 다시 소폭 감소했다. 특히 의정갈등이 시작된 2024년에는 코로나 유행 시기였던 2021년보다 30%(4574명) 가까이나 감소한 1만 731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를 반영, 정부는 간호사 취업난을 고려해 2026년 간호대 정원을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