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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설치된 첫 소녀상…마잉주 "日정부 배상·사과해야"

정다슬 기자I 2018.08.14 14:48:18
△대만 시민단체들이 타이페이 주대만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대만에 처음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세워졌다.

14일 교도 통신에 따르면 대만 남부 타이난(台南)시에 이날 오전 소녀상이 설치됐다. 제막식에는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총재과 야당인 국민당 인사들이 참석했다.

소녀상은 양손을 치켜들고 저항하는 모습을 묘사해 당시 희생자들의 저항과 무력감을 상징했다. 소녀상과 함께 설치된 벽에는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일본어로 당시 상황이 설명됐다. 소녀상이 설치된 국은 국민당 소유 부지이자 일제시대 당시 일본인이 지은 백화점 앞이다.

이와 별도로 타이페이(台北)시 내 일본 대만교류협회 타이페이 사무소 앞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시위가 진행됐다.

△14일 대만 타이난시에서 열린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마잉주(왼쪽 두번째) 전 대만 총재가 소녀상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마잉주 페이스북 영상 캡처]
마잉주 전 총재는 “일본정부는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하지만 민주진보당은 집권여당이 되고서도 2년 넘게 이 문제에 대해서 건드리지 않는다”며 여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상 설치를 주도한 ‘타이난시 위안부 인권 평등 촉진협회’는 “위안부 역사에 대해 이해를 넓혀가지 위한 목적으로 올해 4월 설치했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소녀상 설치에 대해 ‘일절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케이신문은 “대만에서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처음”이라며 “일본과 대만 외교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1937년 12월 난징대학살 등 수십만명을 민간인 학살하고 위안소를 설치해 민간인 여성을 위안부로 만들었다. 대만 현지언론인 차이나타임즈(中時) 일보는 “대만에서만 최소 1200명의 피해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대만에서 위안부로 인정받은 것은 총 58명이다. 이중 2명은 생존하고 있다. 일본정부 주도에 설립된 ‘아시아여성기금’은 대만 피해자에 2002년까지 보상금과 수상의 사죄를 담긴 편지를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했으나 피해자 대부분은 “일본정부의 책임이 불명확하다”며 받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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