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사사건건’, MBC 표준FM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을 진행하는 표창원 전 의원은 이 같은 글로 이외수 작가를 추모했다. 배우 김규리는 “작가님의 지혜가 담긴 책들 소중하게 읽고 간직하겠다”고 추모글을 올렸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어느날 TV로만 뵙던 분을 직접 만나 팬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명복을 빌었다.
빈소가 차려진 강원도 춘천 호반병원장례식장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고인의 대표작 ‘하악하악’의 삽화를 그렸던 정태령 화백, 최문순 화천군수 등이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진선민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서 보낸 근조화환도 빈소 앞에 놓였다.
“황폐한 세상, ‘존버정신’ 하나만으로는 혼자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날마다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더욱 여러분을 사랑하겠습니다. 존버.”
그의 말 한마디는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지지를 이끌어 냈다. 거침없이 내뱉는 말, 트레이드 마크가 됐던 꽁지머리 등 세상은 그를 ‘괴짜 소설가’라 부르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그의 작품을 사랑했다. ‘꿈꾸는 식물’ ‘들개’ ‘괴물’ ‘벽오금학도’ 등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도 여럿이다. 트위터 상에서 148만여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일명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그는 오래 버틴다는 의미의 신조어인 ‘존버’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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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2014년 위암 2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했으나 2020년 3월 뇌출혈로 쓰러져 3년째 투병하며 재활에 힘써왔다. 올해 3월 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렴을 앓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투병 생활 중 끝내 세상을 등졌다. 춘천에서 30여년 간 집필 활동을 이어가다 2006년 화천군 감성마을로 이사해 투병 전까지 촌장으로 지냈던 이외수 작가는 끝내 감성마을로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파격적 소재 다룬 작품…‘괴짜’로 통해
1946년 경상남도 함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5년 춘천교대에 입학했으나 1972년 중퇴했다. 같은해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로 당선됐고, 1975년 중편소설 ‘훈장’으로 잡지 ‘세대’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공식 등단했다.
고인은 생전 발표하는 작품마다 기발한 상상력과 파격적인 소재로 ‘기인’ 혹은 ‘괴짜’로 통했다.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로 1978년 전업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981년 발표한 장편소설 ‘들개’에서는 두 남녀가 문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며 다 쓰러져 가는 교사(校舍)에서 1년간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외에도 ‘괴물’ ‘장수하늘소’ ‘장외인간’ 등을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출간된 장편소설은 2017년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다.
소설 외에도 시집 ‘풀꽃 술잔 나비’, 에세이 ‘하악하악’ ‘청춘불패’ 등을 펴낸 그는 2009년 7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발표한 그의 모든 소설은 40만~50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고인은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과도 인연이 깊다. 고인이 입주한 뒤 감성마을은 명소가 돼 그를 찾으러 오는 독자들이 한 때 하루 400명에 달하기도 했다.
“당신이 최고입니다. 당신이 곧 우주입니다.”, “인생의 꽃을 피우려면 혹한을 잘 견뎌내야 합니다.” 따뜻한 말로 청춘에 위로를 건넸던 그는 수많은 작품과 글들을 뒤로 하고 소천했다. 유족은 부인 전영자씨와 아들 한얼, 진얼씨가 있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춘천안식원에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