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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7~8일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한-UAE 항공협정이 열린다. UAE의 에미레이트·에티하드 항공사는 이번 협정에서 인천~두바이 노선, 인천~아부다비 노선을 각각 주 7회 증편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협정의 원칙은 ‘호혜성’이다. 중동에서 주7회 증편을 요구하면, 한국에서도 같은 횟수의 항공편을 늘리는 식이다. 그러나 국내 항공사들은 현재 중동 노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UAE의 항공사는 이번 증편을 유럽 환승 수요를 흡수할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UAE 등 중동 항공사의 탑승객의 70~80%가 유럽으로 가는 환승객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협정 결과에 따라 유럽 수요를 흡수할 경우 자연스럽게 국내 항공시장 내 영향력도 확대할 수 있다. 호혜성의 원칙에 입각해 양국 노선을 함께 증편한다 해도 UAE의 항공사만 배불리는 결과를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UAE와 카타르 등 중동 항공사와 제대로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천문학적인 보조금이 국적 항공사에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추산에 따르면 국가 차원에서 지난 10년간 에미레이트·에티하드·카타르 항공 등 자국 항공사에 520억 달러(약 58조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환승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에미레이트 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7회, 에티하드 항공은 인천-아부다비 노선을 주7회 띄우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7회만 운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중동항공사와 정상적인 경쟁이 힘든 상황”이라며 “중동 항공사가 유럽 노선을 잠식할 경우 기존 운항 노선조차 정리해야하는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실 UAE 등 중동 항공사의 공습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유럽·미국 직항노선을 매일 100편 이상 운영하며 기존 유럽·미국 항공사들은 상당한 적자를 입었다. 누적된 적자에 유나이티드항공이 워싱턴-두바이 노선을, 델타 항공이 애틀란타-두바이 노선을 없앴다.
미국 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7월 USA투데이에 공동 기고문을 내고 “UAE와 카타르 항공사가 정부로부터 500억 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받아 공정치 못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물론 저가 항공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선 유리한 것이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그러나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약화로 운항이 중단될 경우 중동 항공사가 원하는 대로 가격을 올리고 노선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자국 항공사가 아닌 이상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